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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역사연대

[2014-07-06, 23:00:00] 상하이저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4일 일본의 우경화 행보를 우려하며 “중국과 한국은 일본이 과거에 저지른 일을 책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일치했다.”라고 밝혔다.
 
시진핑 주석이 한국을 국빈 방문한 지 2일째 되는 날 언급한 이 발언에 대해 일본은 “지역 평화와 협력을 방해하는 언사”라며 반박에 나섰다.
 
시 주석은 또, “한국과 중국은 일본과 관련된 역사 문제에 대해 비슷한 역사적 경험과 공동 관심을 가지고 있다.”라고 하면서 “중국에서는 과거를 잊지 않으면 뒷일에 교훈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있다.”라고 소개했다. 한•중 양국 정상은 일본 정부가 자국민의 지지도 충분히 받지 못하는 정책을 지양하고 평화 헌법에 더욱 부흥하는 방향으로 방위 안보 정책을 투명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에 미국의 한 언론매체는 “한국과 중국은 1992년에 수교를 맺었다. 현재 한•중 양국은 무역 관계 증진을 강조하면서 일본의 군사적 야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일본의 과거사 도발을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 경제지 포브스(Forbes)는 “최근 중국, 일본, 한국, 북한 등 동북아 국가들이 외교노선, 무역 관계, 군사 정책 방향을 재정립하고 있다.”라며 “이 지역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한국 국빈 방문이 이를 제일 명확히 보여준다.”라고 보도했다. 또, “시 주석의 방한에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멀어지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 일부 한국인들은 미국이 한국에 그렇게까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과 중국이 가까워지고 한국과 일본 관계가 냉담해지는 것은 미국의 무능력함을 의미하는데, 이는 미국이 우려해야 할 문제이다.”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중국은 지역 관계 재정립을 통해 리더로서의 모습을 미국에 보여주려 한다.”라고 보도했다.

Comment
 
중국은 근대사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다. 서구 열강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 자신들보다 열등하다고 믿어 왔던 일본에 무기력하게 유린당한 과거를 쉽게 잊을 수 없는 것이다. 중국의 부상은 이러한 콤플렉스를 상당 부분 해소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치유의 수단이 되어야 할 일본은 최근 중국을 더욱 도발하는 태도를 보여 중국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중국인들의 반일감정이 일정 부분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새로운 중화민족의 단결에 도움이 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반일감정이 사회적인 혼란을 야기할 수준의 대규모 시위로 이어지자 수위조절을 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했다.
 
중국인들의 반일감정은 여전히 높지만, 과거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곤 했던 대규모 반일시위는 찾아보기 힘들다. 중국 정부는 이제 중국인들의 분노를 해소해 줄 수 있는 일본에 대한 실력행사를 통해 중국인들의 지지를 얻어야 할 것이다. 중일 갈등이 심화 되면서 중국은 희토류의 일본 수출을 제한하며 실력행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유무역의 원칙에 어긋나는 이러한 방식은 곧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고 반복해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일본은 중국에 진출한 자국의 생산기지를 동남아 등으로 이전하며 중국과 확실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힘을 과시하며 일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중국 국민들의 복수심을 충족해 줄 수 있는 이슈가 필요하다. 한국이 중국과 연대하여 일본에 대립한다면 중국의 지역적 주도력을 과시할 수 있으며 친미적 국가인 한국이 중국과 연대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어 상징적인 효과가 크다. 
 
미국은 한국의 심각한 반일감정이 한미일 동맹을 확립하여 동아시아 전략을 구축한다는 미국의 계획에 큰 걸림돌이 된다고 인식해 왔다. 미국은 과거 일본의 사과를 종용하여 한국을 위로하는 데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동맹의 전 단계인 한국과 일본 간의 군사정보보호조약을 유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조약은 체결 직전에 한국사회의 강력한 여론에 막혀 취소되었다. 이는 다시 한 번 한국의 반일감정을 직접적으로 보여줬지만, 미국으로서는 큰 실망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중국과 강한 연대의 매개체가 될 수 있는 역사문제에 있어 공동의 인식을 확대한다는 것은 일본 못지 않게 미국에 부담이 될 것이다. 
 
참고) 정기은, “동북아 문화공동체 구상과 한중일 역사 외교분쟁”, 백산학보,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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