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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문제와 미국의 개입

[2014-08-11, 09:44:13] 상하이저널
지난 10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중국이 미국을 겨냥해 “남중국해 문제에 더 이상 간섭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피력했다.
 
중국 외교부(外交部)의 왕이(王毅) 부장은 “중국은 남중국해 정세를 ‘긴장 국면’이라고 정의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라며 “중국은 영유권 분쟁이 있는 당사국이 직접 우호적인 협상과 담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중국과 아세안이 남중국해의 평화 안정 수호에 책임과 의무를 갖는 ‘투 트랙 접근법’을 제안한다.”라고 밝혔다. 중국이 처음으로 ‘투 트랙 접근법’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남중국해 분쟁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사실 이는 예전 입장과 다를 것이 없다. 중국 인민(人民)대학의 스인훙(時殷弘) 교수는 “왕이 외교부장의 발언은 미국의 개입 움직임에 대한 강한 불만의 표출이다.”라고 전했다.
 
아세안 10개 회원국의 외교장관들은 포럼에 앞서 회의를 개최했다. 이들은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남중국해의 긴장 고조 국면에 우려를 표하면서 중국의 자제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남중국해에서 도발 행동을 자제하자는 미국의 제안에 대해 중국과 일부 아세안 국가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의 공격적 행동을 제어하려는 미국의 노력이 큰 효과를 보지는 못할 듯하다.”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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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은 유럽이 위기에 빠졌을 때 혜성처럼 나타나 그들을 구원해 주었다. 진주만에 대한 일본의 기습 후 일본은 만세를 부르며 성공을 자축했지만 사실 일본이 침몰시킨 전함과 비행기들은 대부분 구식으로 미국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볼 수 없다. 다만 미국은 당시 망각의 너머에 있던 동양의 새로운 나라에 대해 다소 충격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1, 2차 세계대전은 결과적으로 미국이 끝을 냈고 미국에 의해 전후 세계가 확정되었다. 반세기도 안 되는 시간에 미국은 유럽이 수백 년에 걸쳐 구축한 패권을 송두리째 가져오게 되었고 유럽은 그 후로 과거 자신들이 향유했던 패권의 극히 일부조차 회복할 수 없었다. 과거 유럽의 패권은 유럽 각국이 일정한 균형을 통해 나누었다. 그리고 그 균형이 깨졌을 때 세계대전이 벌어졌다. 그러나 전후 미국의 패권에는 힘의 균형이 아닌 ‘우리 편이 아니면 남의 편’이라는 이분법적인 구분이 적용되었다. 
 
다시 말해 냉전체제하에서 미국이 지도하는 자유진영에 포함되기를 원치 않으면 소련이 지배하는 사회주의 진영에 포함되어야 했고 자유진영에 포함되는 것을 선택했다면 당연히 미국의 지위를 인정해야 했다. 미국의 일방주의에 불만을 품은 프랑스가 나토에서 탈퇴하는 돌발행동을 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미국의 냉전 운영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소련이 붕괴하며 최종 승리했다고 할 수 있다.
 
냉전 이후 미국의 지위는 분명 패권적인 것으로 평가받아야 하겠지만 미국은 패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에서 일부 합의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지난 이라크전쟁은 1차 걸프전쟁과 달리 명분도 없고 국제적인 지지도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미국의 경찰 역할에 회의적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 
 
최근 긴장감이 높아지는 남중국해 분쟁에서 미국이 드디어 경찰 역할을 자처하며 개입하려는 의사를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중국은 매우 단호한 자세로 거부하고 있다. 미국의 이러한 행동은 큰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국제적 긴장을 완화시킨다는 점에서 미국은 명분상으로는 중국보다 우위에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만약 미국의 이러한 개입이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중국이 미국의 중재에 반대로 행동한다면 미국의 경찰 지위는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 미국은 이미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사태에서 크게 체면을 구겼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반복된다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잊혀져 가는 자국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던 듯하다. 특히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날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분쟁 국가들이 중국과 먼저 적당한 타협을 해버린다면 미국은 단순히 체면을 잃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잃게 된다. 미국은 이번 개입으로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는 없어도 이들 동남아 국가가 지속적으로 중국과 대립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줄 수는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참고) 변창구, “중국의 공세적 남중국해 정책과 미중관계”, 한국동북아논총,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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