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고사에서 영어 비중을 낮추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장쑤(江苏)、산둥(山东) 지역에서도 영어 비중 축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베이징시는 2016년부터 대학입시 및 고등입시(‘中考’)에서 영어과목의 점수비중을 낮출 계획이라고 신화사(新华社)는 22일 전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영어, 어문 및 수학이 비슷한 비중이다. 중국정부는 21일부터 이와 관련한 시민 의견수렴에 나섰다.
베이징 교육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베이징에서는 초등 3학년부터 영어교육을 시작할 방침이며, 학생들에게 영어시험 응시 기회를 여러 번 제공해 가장 높은 성적을 대입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상하이시 교육위원회 관계자는 상하이 지역에서는 현재 대입 영어 비중 축소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현재 중국어 교육 중요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CCTV(中央电视台)는 8월부터 ‘중국어 받아쓰기 대회(汉字听写大会)’ 프로그램을 방영하며, 중국어 교육에 대한 전국민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 프로그램은 ‘중국어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데 프로그램의 취지가 있다고 전하며,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는 휴대폰을 통한 외래어사용이 늘면서 중국어 쓰기능력이 크게 퇴보했다고 지적했다.
중국교육부 대변인 출신인 왕쉬밍(王旭明)은 중국 교과과정에서 영어교육을 줄여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입장이다. 그는 심지어 초등학교에서의 영어교육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신화사는 영어의 중요성을 전면 부인하는 것은 아니라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개방을 확대하고 있어 영어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영어 교육방식을 입시 고득점에 치중하지 않고, 실생활 영어를 강화시키도록 방식의 전환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의 영어비중 축소 노력이 중국내 영어교육 산업에 큰 여파를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영어교육 산업가치는 300억위안 가량에 달한다.
‘시대주간(时代周报)’의 한 평론위원은 영어를 잘하는 친구의 경우, 졸업 후 스탠다드 챠타드 은행에 취업했으며, 2008년 금융위기때에도 연말 인센티브를 50만 위안(한화 8700만원) 이상 받았다고 전하며, 영어보다 중요한 과목은 없다고 전했다.
한편 CCTV의 ‘중국어 받아쓰기 대회’ 결승전 우승자는 항저우 외국어학교(杭州外国语学校) 출신의 14세 소녀가 차지했다. 이 학교는 영어교육을 매우 중시하고 있는 학교로 알려져 있어 중국인들에게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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