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유태인들의 피난처와 안식처
상하이와 유태인
고층건물이 즐비한 국제도시 상하이와 매부리코에 흑갈색 곱슬머리가 상상되는 유태인, 언뜻 보기엔 이 둘은 그리 큰 연관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의 유태민족 학살정책을 피해 떠돌던 유태인들이 정착한 곳이 상하이이며, 상하이는 이런 유태인들에게 안전한 피난처이자 안식처가 돼줬다. 이때 상하이로 건너온 유태인 난민들을 기리기 위한 박물관이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직접 탐방을 다녀왔다.
상하이유태난민기념관
상하이유태난민기념관은 훙커우취(虹口区) 창양루(长阳路) 62번지에 자리잡고 있다. 지하철 12호선 티란치아오(提篮桥) 역에서 도보로 3분 거리에 위치하여 비교적 쉽게 찾아갈 수 있다. 큼지막한 건물 간판이 붙어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붉은 벽돌과 뾰족한 지붕의 독특한 외관 덕분에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기념관 건물 밖에 따로 위치한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매하여 입장할 수 있었으며, 입구 옆에는 기념품과 유태인 관련 서적을 판매하고 있었다. 위생 덧신을 신고, 총 3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에 들어섰다. 안내를 도와주는 직원운 유태난민기념관과 상하이의 유태인들에 대해 놓칠 수 있는 부분까지 세세히 설명을 해 준다. 참고로 안내는 영어나 중국어로, 40분마다 한 번씩 이루어 진다고 한다.
1층에는 유태 예배당이 자리해 있다. 이 예배당은 모시후이탕(摩西会堂, 모세예배당)이라고 불리며, 설명에 의하면 산시베이루에 위치한 시모후이탕(西摩会堂)과 함께 상하이에 남아있는 유일한 유태인 예배당이라고 하며, 오늘날에도 가끔씩 이 곳에서 유태인과 관련된 강연이 열린다고 한다. 주변에는 유태인들이 의식을 진행할 때 사용했던 식기나 촛대 같은 것들이 전시돼 있다.
2층에는 상하이 유태인들과 관련된 정보들이 내장된 컴퓨터가 설치돼 있다. 이 컴퓨터를 통해 상하이유태난민기념관의 역사와 설립 의의 등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2층 마루 가운데에는 기다란 책상이 자리했으며, 이 곳에서 안내원은 유태인들에 대한 탄압과 상하이에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
유태인, 어떻게 상하이로 건너올 수 있었나?
설명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유태인들은 나치 히틀러의 탄압을 피해 피난처를 찾고 있었는데, 다른 나라들은 쉽게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때, 1933년 중국의 지도자 송칭링(宋庆龄), 루쉰(鲁迅) 등이 주상하이독일총영사관을 찾아가 독일의 인종차별정책을 항의하는 항의서를 전달했고, 이를 계기로 많은 유태인들은 상하이로 몰려들었다고 한다. 물론 당시에 상하이 조계는 대량의 유태인 난민 유입에 난색을 표했지만, 뜻밖에도 일본이 이를 수용하여 그들의 난민촌을 일본 조계지였던 상하이 훙커우취에 설립했다고 한다. 물론 일본의 이러한 친유태인 적인 정책에는 중국 침략에 대한 여러 나라로부터의 비판을 희석시키고 부유한 영국과 미국계의 유태인들의 경제력을 취하기 위한 숨은 목적이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번화가인 난징동루(南京东路) 또한 유태인 ‘하든’에 의해서 개발되었다고 한다.
100년도 채 되지 않은 잔인한 역사
3층에는 제 2차 세계대전 때 행해진 나치의 유태인 탄압행위에 관한 내용이 전시되어 있었다. 자세한 설명들과 함께 사건 현장을 담은 사진들, 수용소에서 사용된 고문장치와 유태인들의 소지품들이 전시되어 그 당시 상황의 생생함을 알려 주었다. 다소 잔인한 면도 있었지만, 이 것이 실제로 일어난 지 백 년도 채 되지 않은 일이라는 사실이 마음 아프게 다가왔다.
기념관을 나서는 길, 담장에 무언가 새겨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안내원에 따르면 제 2차 세계대전 때 상하이로 건너온 1,3732명의 생존자의 명단이라고 한다. 가슴이 아프면서도 상하이가 이렇게 많은 유태인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해 주었다는 사실이 다행이라 여겨지기까지 한다.
이번 탐방을 통해 유태인과 나치가 그들에게 가했던 탄압과 역사적 사실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고, 또한 이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 유태인들에 관한 이야기가 우리들 삶의 영역에서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우리 역시 한 때 외세의 억압을 받았던 민족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한 번쯤 방문해 그들을 이해하고 아픔을 공유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추천해 본다. 사전조사나 각종 전시물과 설명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면 상하이유태난민기념관 정식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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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인 13732명의 이름이 새겨진 담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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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유태난민기념관 매표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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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유태난민기념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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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소에 수감된 유태인의 옷차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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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인 식별 기호와 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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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인 예배당 강단 |
상하이유태난민기념관(上海犹太难民纪念馆)▶주소: 虹口区长阳路 62号
▶찾아가는 법: 지하철 12호선 提篮桥 역에서 도보로 3분
▶입장권: 일반인 50元, 학생 10元 (학생증 필히 지참)
▶개방시간: 9:00 ~ 17:00 (16:30까지 입장 가능)
▶문의전화: 021)6512-6669
▶홈페이지:
http://www.shanghaijews.org.cn
▷고등부 학생기자 이재욱 (상하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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