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 에너지기업 에니·에넬 이어 인민銀, 메디오방카 지분 2% 매입
유럽 투자 발판 삼아 집중 공략 올 투자규모만도 25억유로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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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은행이 이탈리아 금융의 상징인 투자은행 메디오방카 지분을 매입했다. 중국은 이탈리아를 유럽 투자의 발판으로 삼고 있으며 올 투자규모만도 25억유로(약 3조3,478억원)에 달한다.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민은행이 산하기금을 통해 메디오방카 지분 2.001%를 매입했다고 전했다. 산하기금은 외환관리국(SLF)이 관리하는 국부펀드로 파악된다.
중국은 이미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FT는 유럽 재정위기로 타격을 받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변방지역에 중국 자본이 몰리는 현상을 '제2의 마셜플랜'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중국이 올 들어 이탈리아에 투자한 금액은 25억유로에 달한다. 인민은행이 이탈리아의 국영에너지 기업 에니와 에넬
에 투자한 지분가치가 약 20억유로로 추산되는 가운데 피아트크라이슬러, 이탈리아텔레콤, 이탈리아 케이블 업체인 프리즈미안 지분도 인수했다. 중국 국영·민영기업들의 이탈리아 사냥도 한창이다. 지난 7월 중국 국영전력회사는 이탈리아의 전력과 가스 유통망을 통제하는 회사인 CDP레티 지분 35%를 사들였고 화웨이는 2008년 이탈리아 밀라노 외곽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한 뒤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다. 최근 중국과 EU가 이동통신장비 무역전쟁 종결을 선언하며 이탈리아 R&D센터는 화웨이의 EU 시장 진출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FT는 유럽 재정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이탈리아가 중국의 유럽 투자에 발판이 되고 있다며 이미 50억유로 이상이 투자됐고 앞으로도 더 큰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탈리아 정부는 정치적 반발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투자를 환영하고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최근 이탈리아를 방문했을 때 마테오 렌치 총리는 80억유로 상당의 무역협정을 체결하며 "중국에 더 많이 수출하고 중국이 더 많이 투자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의 이탈리아 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탈리아 싱크탱크인 폴리시소나의 프란체스코 갈리에티 창업자는 앞서 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유럽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갉아먹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유럽이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있다는 견해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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