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기자의 서점 탐방 ③]
외국어 서적 다 모여라
상하이외문서점(上海外文书店)
주말이나 휴일이면 서점에서 책 속에 묻혀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한국에서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장면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외국인으로 생활하는 이 곳 상하이에서는 그렇게 서점가를 누비며 독서를 마음껏 즐기고 싶어도 복잡해 보이는 중국어부터 우리의 이목을 끌지 못하는 듯한 책 표지와 서점 분위기까지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외국어를 공부하는 이들이라면 책 속에 빠져드는 경험을 만끽할 수 있는 서점이 있다. 바로 푸저우루 390호에 위치한 상해외문서점이다.
1층부터 4층까지 각 책의 종류를 잘 분류해놓은 이 서점은 영어 관련 서적이 주종을 이루고 있고, 수입 책들이 대부분이다. 서점 안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진열대 위에 펼쳐있는 베스트셀러들이다. 오른쪽으로 해리 포터와 트와일라잇 등의 인기소설들이 작가 별로, 시리즈 별로 낮은 책꽂이에 꽂혀있으며, 시리즈가 아닌 책들도 제목에 따라 알파벳 순으로 배열되어 있어서 누구나 원하는 책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비롯한 세계 명작들을 다양하게 구비해놓은 코너도 있는데, 이런 책들은 60에서 150원 정도인 현대 소설과는 달리 20에서 3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반대편에는 중국 소설 영어번역본, 그리고 중국에 대한 이해를 돕는 여행 및 생활 가이드나 지도 등의 책자도 있으니, 상하이 생활과 중국 문화가 아직 낯설다면 이 코너를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2층에는 주로 각종 영어 교재와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되는 책들이 있다. 어린이들이 영어와 명작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중국 현지 출판사에서 영어와 중국어 번역 대조로 쉽게 펴낸 책들도 많아서, 두 개의 언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매우 유용하다. 그리고, CD가 같이 수록되어 있는 시리즈도 있는데 권당 15원 이내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 외에도 AP, TOEFL, SAT, GRE 등의 시험 준비를 위한 교재와 다양한 종류의 사전도 찾아볼 수 있으며, 프랑스어, 독일어 등 각종 언어 공부를 위한 사전과 교재도 있다.
3층은 예술 관련 서점답게 조명도 더 부드럽고, 벽과 바닥의 디자인도 다른 층과는 색다른 인상을 준다. 이 곳에는 예술가들의 그림과 사진을 담은 책이 대부분인데, 선명한 그림과 함께 상세한 작품 설명이 잘 되어 있다. 유화, 사진, 디자인 등 여러 장르의 예술 작품들을 사진을 통해서나마 마음껏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 켠에는 소묘, 서예와 그림 기법 등을 전문적으로 가르쳐주는 책도 있어 예술 분야에 대한 지식과 교양을 쌓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단, 주의할 점이 있다면, 3층 예술 서적 코너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것이다.
4층은 다양한 분야의 서적이 모여있는 곳이다. 타임지와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의 정기 간행물 잡지도 있고, 우리나라 대형서점의 어린이 수입 영서 서적 코너처럼 유치원생부터 청소년까지 읽을 수 있는 이야기책과 소설책도 다양한데, 한 쪽에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서 천천히 책들을 탐색하고 읽어볼 수 있다. 또, 동물, 인체, 역사 등에 관한 논픽션에는 다양한 사진이 수록되어 있어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며, 수준도 어린이가 볼 만한 책부터 전문적인 내용을 갖춘 책까지 다양하다. 한 쪽에 있는 도라에몽 전집 등의 일본 만화와 그림책들 역시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내용이다.
처음으로 이 서점을 방문하고자 한다면 먼저 홈페이지(
www.sbt.com.cn)를 방문해 원하는 분야의 책을 둘러보며 분위기를 엿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특정한 책이 필요하다면 사전에 전화로 문의해 볼 수도 있고, 서점을 직접 방문할 시간이 없다면 타오바오 인터넷 서점을 통해 서점에 있는 책들을 구매할 수 있다.
여가 시간을 활용하여 이 서점으로 나들이를 가 보는 것은 어떨까? 상해외문서점에서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주소: 福州路390号
▶문의: 1층: 2320-994~5, 2층: 2320-4991~2, 3층: 2320-4988~9, 4층: 2320-4976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30분
▶홈페이지;
www.sbt.com.cn
▷고등부 학생기자 최하영(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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