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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만개 기업 각축' 중국 건자재 시장 가보니 간판도 바꾼다.'

[2015-06-10, 07:51:28] 상하이저널
이케아는 현지화를 위해 이지아지아쥐라는 현지 간판을 내걸고 주요 분양 면적의 주택을 재현한 공간을 마련, 차별화했다.
이케아는 현지화를 위해 이지아지아쥐라는 현지 간판을 내걸고 주요 분양 면적의 주택을 재현한 공간을 마련, 차별화했다.
740조원을 두고 52만개 기업이 각축을 벌이는 시장. 중국의 홈인테리어 시장 규모를 가늠하게 하는 수치다. '중국은 공사중'이라는 이야기가 농담처럼 들리지 않을 만큼 차를 타고 지나는 길목마다 대규모 아파트며 빌딩 공사가 한창인 중국은 이 같은 신규 주택 건설 붐으로 최근 20년간 매년 35% 이상 관련 시장이 성장해 왔다.

중국의 홈인테리어 시장은 28조원에 불과한 국내 시장보다 26배 가량 크다. 규모만큼이나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기도 하다. 전세계의 홈인테리어 관련 기업들에게 중국은 기회의 땅이자 치열한 정글로 통한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적자생존의 법칙대로 살아남는 기업과 도태되는 기업이 극명히 갈리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이케아 중국 매출 1조2000억원
중국 경제의 중심 상하이는 중국 건축자재 대표 기업을 볼 수 있는 전시장이다. 이케아를 비롯해 홀라, B&Q와 중국 기업인 지셩웨이방, 홍싱메이카롱 등이 주요 거점마다 대형 매장을 운영 중이다.

상하이의 푸동에 위치한 이케아 바오샨점을 방문하자 한자로 '宜家家居(이지아지아쥐)'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이지아지아쥐는 이케아의 중국식 표기로 '화목한 가정이 화목한 집을 만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에서도 현지화보다 글로벌 표준에 집착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이케아는 이곳에서는 최소한 사명 표기에서 만큼은 현지 정서를 반영하고 있었다. 매장 구성은 한국의 이케아 광명점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한국과 달리 골조분양을 하는 중국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 34㎡, 55㎡ 넓이의 아파트 구조를 그대로 재현한 공간은 이케아의 현지화 노력을 엿볼 수 있게 해줬다.

이케아는 지난 1998년 동아시아 시장에서는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해 현재 18개 매장을 운영하며 지난해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건축자재 백화점 홍싱메이카이롱에는 2000여개 가구 및 건축자재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건축자재 백화점 홍싱메이카이롱에는 2000여개 가구 및 건축자재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자재기업 홍싱메이카이롱 입점에 열올려
골조분양을 하는 중국 신축 주택의 특성을 반영한 비즈니스 모델도 눈에 띈다. 홍싱메이카이롱은 건축자재 백화점으로 국내 백화점과 같은 쇼핑 공간이지만 바닥재, 조명, 가구 등 건축 마감재에 대한 모든 것이 한 건물에 입점해 있는 구조를 지녔다.
 
홍싱메이카이롱은 가구, 바닥재, 조명, 위생도기 등 2000여개의 건축자재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중국 전역 113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지난 2013년에는 연간 매출 8조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입점 수수료가 30%에 달하지만 현지 건축자재 기업들은 '성공한 브랜드만이 홍싱메이카롱에 입점한다'는 인식때문에 높은 수수료가 입점에 장벽이 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현지 홈인테리어 업계 관계자는 "홍싱메이카이롱에 입주하지 못하면 인정받지 못한 브랜드라는 인식이 높다"며 "높은 수수료 때문에 가격 역시 고가이지만 직접 조립하는 부담이 없어 중산층 이상 구매력이 있는 이들의 방문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케아와 홍싱메이카이롱 이외에도 생활용품 전문 유통매장인 홀라와 고가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종합가구 유통기업 지셩웨이방도 중국 홈인테리어 시장에서 주목할만한 기업이다.
 
홀라는 가구 없이 생활용품만 보유해 샵인샵으로 입점이 가능해 도심에서 접근이 쉬운 지역에 입점해 있는 것이 강점이다.
 
지셩웨이방은 고가 가구 시장에서 성공한 브랜드로 이케아와 다른 노선을 택해 성장세를 보이는 기업이다. 국내 가구 기업들이 이케아 진출 이후에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또 다른 현지 업계 관계자는 "신규 건설이 한창인 중국에서 성공하는 기업도 많지만 글로벌 기업과 현지 기업 중 아직까지 패권을 거머쥔 기업을 꼽기는 어렵다"며 "국내 홈인테리어 기업들이 중국을 주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사 저작권 ⓒ 파이낸셜뉴스 유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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