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신흥시장의 수요감소로 이미 적지않는 타격을 입고 있는 컨테이너 운송사들이 더욱 뚜렷해지는 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파급여파를 우려하고 있다.
세계적인 해운시장 분석기관인 영국 드류리는 올해 중국과 홍콩 항구의 컨테이너 수요 증가율을 당초 5.8%에서 4.9%로 하향조정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감소분은 185만 TEU(20피트 컨테이너 박스 1개) 또는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1%와 맞먹는 수치다.
중국과 홍콩을 경유하는 컨테이너 규모는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의 30%를 차지한다. 특히, 홍콩을 드나드는 컨테이너 숫자는 물류 이동이 본토 항구로 옮겨간 점을 감안하더라도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원자재 수입 감소다. 중국 공장들이 철광석과 일용품 수입을 줄이면서 고체 상태의 화물을 싣는 드라이 벌크선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중국 경제는 서서히 둔화돼 왔지만 최근 들어 보다 가파른 둔화를 알리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일례로 지난 3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발표한 중국의 7월 제조업 PMI 확정치는 47.8로 2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증시폭락 사태에 따른 소비자와 기업의 심리 위축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사이먼 히니 드류리 공급망 리서치 선임 매니저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중국경제 둔화가 수출화물보다 수익성이 훨씬 낮은 수입화물 물동량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일부 대형 글로벌 업체들은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상대적으로 강세를 띄는 미국 경제가 유럽과 신흥시장의 컨테이너 수요 감소를 상쇄하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선사들 또한 엔화 약세에 힘입어 지난달 탄탄한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다수의 애널리스트는 컨테이너 운송업계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히니 매니저는 "현재 수많은 배들이 얼마 되지 않는 화물을 찾아 헤매고 있다"면서 "불행히도 앞으로 몇 년간은 지금 같은 현상이 해운업계에서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사 저작권 ⓒ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