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캉루 탄생 비화
요즘 상하이에서 가장 핫한 장소를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 용캉루를 가장 많이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다. 한국인들에게는 신사동 가로수길의 상하이 버전으로 알려진 용캉루는 사실 신사동 가로수길과 비교하면 거리 폭이나 길이로 봤을 때 작은 골목길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렇게 좁고 작은 길을 따라 수십 개의 바와 레스토랑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데, 상하이에 거주하는 서양인들이 여기 다 모여있나 싶을 정도로 상점마다 외국인들로 바글바글하다.
하지만 장사가 잘 안 되어 월세조차 내지 못하는 등 고전하게 되자, 2012년 쇼핑 상점 대신 서양식 술집과 음식점이 들어서기 시작한다. 입소문을 타고 서양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활기를 찾은 거리에 용캉루 주민들이 기뻐한 것도 잠시. 온종일 올라오는 레스토랑 음식 냄새와 새벽까지 끊이지 않는 취객들의 소음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급기야 2층에 사는 주민들이 1층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손님을 향해 양동이에 물을 담아 퍼붓는 등 극단적인 방법으로 불만을 표하기 시작하면서 용캉루에 위기가 찾아온 것. 그리하여 현재는 주민과의 합의하에 밤 10시가 되면 모든 야외 석을 철수하고 실내에서만 손님을 받고, 음악 볼륨을 줄이거나 끄는 등 까다로운 조건 속에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금지된 것들에 더욱 호기심을 느끼는 사람의 본성 때문일까? 각종 조건이 유흥지로서 최악의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용캉루는 소울 넘치고 흥 넘치는 거리로 사람들의 사랑 받고 있다.
The Sailors
피쉬&칩스로 유명한 The Sailors
The Sailors는 2012년 용캉루가 새단장할 때 오픈 지금까지 용캉루 맛집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곳이다. 상하이에 몇 안 되는 영국식 레스토랑 중 한 곳으로, ‘피쉬&칩스(Fish and Chips)’를 주메뉴로 하고 있다. 피쉬&칩스는 영국식 대표요리로 사면이 바다인 섬나라의 특성상 수산물이 풍부 탄생한 요리다. 대구나 가자미 등의 생선을 기름에 튀긴 요리로 감자튀김을 함께 곁들여 먹는 영국의 서민 음식이다. 모든 튀김 요리가 그렇듯 맥주와 먹으면 더욱 맛있는 영국 요리 피쉬&칩스를 The Sailors에서 제대로 만나볼 수 있다.
단품메뉴,피쉬&칩스(40-50원)
Big Platter(大组合: 100元)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Big Platter로 가자미, 대구, 농어 튀김과 오징어, 새우튀김, 소시지 그리고 물론 감자튀김까지 이 모든 것이 커다란 우드 플래터에 한데 담겨 나오는데, 둘이 가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노릇노릇하게 잘 튀겨진 3종류의 큼직한 생선튀김은 생선마다 식감과 맛이 달라 먹는 즐거움을 배로 만들어준다. 생선이 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괜한 노파심이었으니, 신선한 생선을 사용해서인지 비린 맛이 없으며 함께 나오는 타르타르 소스에 찍어 먹으면 입 안 가득 고소함으로 가득 찬다. 감자튀김 역시 도대체 어떻게 튀겼는지 그 비법은 알 수 없지만, 시간이 꽤 흘러도 눅눅해지지 않아 식사를 마칠 때까지 처음과 같은 맛 그대로 즐길 수 있어 손이 자꾸만 간다. 곁다리 메뉴인 오징어 튀김, 새우튀김, 소시지도 맛과 퀄리티 면에서 부족함이 없어 남길 게 하나 없는 풍성한 요리다.
Big_Platter_100원
샐러드(50~60元)
플래터에 제공되는 음식이 모두 튀김 요리다 보니 다소 느끼할 수 있는데, 그럴 경우 샐러드(50~60元, 메뉴마다 다름)를 시켜 함께 먹어도 좋다. 개인적으로 메인 요리인 피쉬&칩스에 비해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맛이었지만, 신선한 채소와 재료를 사용해 기본에 충실하게 만든 샐러드로 입 안을 상큼하고 건강한 맛으로 전환해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맥주를 빼놓을 수 없다.
샐러드(50원-60원)
호가든 생맥주(Hoegaarden 小 40元, 大 50元)
엄청난 크기의 잔에 가득 채워 나오는 호가든 생맥주 특유의 이색적인 과일 향이 피쉬&칩스 튀김 요리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보딩턴 맥주(Boddingtons 50元)
또한 The Sailors에서는 영국 요리 레스토랑답게 일반 상하이 술집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영국 맥주 보딩턴(Boddingtons)도 판매하고 있다. 보딩턴 맥주는 한국인에게는 아직은 많이 생소한 수입 맥주인데, 기네스와 비슷한 느낌이 나지만 기네스보다 부드럽고 쓰지 않으며, 캔맥주임에도 부드러운 맛과 풍성한 거품이 일품으로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맛보아야 할 영국 대표 맥주다. 서양인들로 가득한 이색적인 분위기의 용캉루에서 시원한 맥주 한 잔과 함께하는 The Sailors의 피쉬&칩스는 마치 영국에 와있는 기분을 가져다 줄 것이다.
단품 메뉴
가자미 튀김: 40元
대구 튀김: 45元
농어 튀김: 50元
•주소: 徐汇区永康路35号, 近嘉善路
그 밖의 용캉루 맛집
Pain Chaud
Pain Chaud는 ‘따뜻한 빵’이라는 의미의 불어로, 상호에서 알 수 있듯이 매일 아침 신선한 베이커리를 굽는 프렌치 스타일 빵집이다. 따뜻한 분위기의 실내 인테리어 그리고 각기 각양의 빵들이 예쁘게 진열되어 있어 보는 눈이 즐거운 곳이다. 크로와상, 에클레어(20元), 초콜릿 무스(35元) 등 프랑스 사람들이 좋아하는 빵 종류가 많아서 그런지 가게 안에 프랑스 손님들이 많이 보인다. 술집과 레스토랑이 주를 이루는 용캉루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조용하고 깔끔한 베이커리 상점으로, 식후 커피 한잔과 달콤한 디저트로 입가심하기 좋은 곳이다.
• 徐汇区永康路34号
카라멜 초콜릿 무스 35원
Sliders
Slider는 겉으로 보면 용캉루의 다른 술집과 크게 다른 점이 없는 작은 펍이지만, 맥주 안주로 먹기 좋은 미니 버거가 유명한 곳이다. 월요일에는 미니 버거 2개와 스텔라 맥주를 50위안에 즐길 수 있으며, 매일 오후 2시부터 저녁 8시까지 해피아워를 운영하고 있어 용캉루의 다른 펍보다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맥주와 칵테일(25元~)을 마실 수 있다.
• 徐汇区永康路45号
최수정 객원기자(suechoi8888@gmail.com)
캐나다 기업 친환경 온라인마켓 케이트앤키미(kateandkimi.com)에서 한국 비즈니스 관리 및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상하이 저널에서 자유기고가로 맛집 및 다양한 주제의 기획 기사를 기재하고 있다. 대학교 1학년때 친구와 함께 온 중국 여행을 계기로 상하이의 매력에 반해 불문과에서 중문과로 전과. 졸업 후 상하이로 삶의 터전을 옮겨 직장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스웨덴 기업 EF잉글리시타운 상하이 오피스에서 온라인 마케팅 담당자로 4년 동안 근무했으며, 현재는 케이트앤키미에서 근무하면서 건강한 식생활과 웰빙 라이프 스타일을 상해 거주 외국인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suechoi8888@gmail.com [최수정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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