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민족 문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언어다.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동질성과 일체감을 느끼면서 단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어는 모든 인간 집단의 기본적인 통신 수단이며 그 나라 문화의 소산이자 매개체이다. 21세기에 들어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가운데, 한국인으로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날이 있다. 바로 10월 9일 한글날이다.
“나라 말씀이 중국과 달라 한자와 서로 통하지 아니하므로, 일반 백성이 말하고자 하나 제 뜻을 능히 펴지 못할 자가 많은 지라, 내 이를 불쌍히 여겨 새로 28 자를 만드나니 사람마다 쉽게 학습하여 사용하는 데 편케 하고자 할 따름이다.”
이것은 세종대왕이 직접 서술한 훈민정음 서문의 첫머리다. 문자가 없어 남의 나라 문자를 빌려 쓰던 백성들을 위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소리, 즉,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한글을 전 세계에 반포했다. 그리고 한글날이 바로 이것을 기념하고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국경일이다. 한글날이 대한민국에서는 세종대왕의 성덕과 위업을 추모하기 위하는 날이지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는 “조선글은 인민이 과학적인 글자를 만들었다”라는 말만 있을 뿐 세종대왕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한다.
한글의 우수성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유네스코에서 세계 기록 유산으로 등록 될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 받고 있는 한글은 독창성뿐만 아니라 과학성까지 겸비해 많은 이들의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세종대왕은 우리가 사용하는 말을 분석하여 음 하나하나에 대응되는 글을 찾아냈다. 이는 곧 글이 아닌 소리로부터 글자를 뽑아내 ‘소리글자’를 만든 것으로 실제 언어를 분석해 글로 만든 역사상 최초의 과학적인 시도였다.
그러나 현재 많은 사람들은 한글의 소중함을 무시한 채 언어를 훼손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은 무의식적으로 은어와 비속어를 사용하는 습관이 늘고 있다. 심각한 점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욕설의 의미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쓴다는 것이다 또한 외래어와 출처를 알 수 없는 용어들이 출현하면서 바르게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한글의 의미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10월 9일, 한글날, 심지어 공휴일이다. 1991년 공휴일이 지나치게 많다는 이유로 국군의 날과 함께 공휴일에서 제외되었지만 이후 한글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는 뜻으로 2013년 다시 공휴일로 부활했다.
이제 은어와 비속어를 줄이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다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라는 속담처럼 청소년기부터 써왔던 부정적인 언어 습관을 성인이 되어서 고친다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언어는 곧 교양이며 부정적인 언어 습관은 개인적, 그리고 사회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친다. 이제는 우리가 실천해야 할 때다.
고등부 학생기자 최은아(상해한국학교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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