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The International Advisory Committee)는 중국의 ‘난징 대학살’ 관련 자료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난징 대학살이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1937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 대략 6주간, 당시 임시 수도였던 난징을 점령한 후 난징 일대의 민간인과 무장 해제된 중국군을 최대 30만 명을 학살한 사건이다.
지난해 중국이 신청한 난징 대학살 자료는 크게 두 가지 문건으로 되어 있다. 하나는 1937년부터 1938년까지 자행되었던 학살 관련 사진과 필름, 그리고 이에 관련된 중화민국 법정 판결과 전범 진술 내용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중화인민공화국 사법기관 조사 문건 등이다.
사실 중국 정부는 난징 대학살 문건 이외에도 ‘위안부’ 자료도 신청했으나 이것은 문화유산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이 자료의 공식 명칙은 ‘위안부 자료, 일본제국 군대의 성노예’로 1931년부터 1949년까지의 관련 자료들을 말한다.
지난 4~6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IAC 회의의 심사 결과는 원래 7일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이틀 늦은 9일 발표됐다. 이에 일본의 반발을 의식한 IAC가 난징 대학살 관련 문건은 등재하고 위안부 자료를 배제함으로써 중국과 일본의 두 입장을 고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난징 대학살 문건이 문화유산에 등재된 데 대해 중국은 대체로 환영했지만, 일본은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난징 대 학살 문헌은 역사·평화·미래 개척·인류 존엄 수호 등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일본은 침략 역사를 직시하고 깊이 반성하며 잘못을 바로잡을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가와무라 야스히사(川村泰久) 일본 외무성 대변인도 10일 담화에서 “일본과 중국과의 견해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일방적 의견에 따라 등록된 것은 국제기구로서 공평성을 잃은 것”이라 주장했다. 일본은 현재 유네스코 예산의 약 10%(연간 약 37억엔)에 해당하는 금액을 내고 있으며, 이는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에 해당한다. 이로써 일본 우익 일각에서는 유네스코 분담금을 끊거나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이번 등재에 포함된 난징 군사법정 자료의 중국인 희생자 ‘30만 명 이상’에 대해 “구체적 희생자 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지난 7월 일본은 조선인 강제징용시설 ‘하시마’(端島) 탄광 등의 시설을 세계 유산으로 등록한 바 있다. 이 섬은 우리에게 ‘군함도’로 더 친숙한 이름이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조선인들을 강제로 데려가 해저 아래 탄광에서 18시간 이상의 노역을 시켰던 곳이다. 당시 조선인들 사이에서는 ‘지옥의 섬’으로 불리기도 했다. 일본은 당시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하시마섬을 설명할 때, 가혹한 조건 아래의 조선의 강제 노역을 잠시 언급했다가 등재되고 난 이후에 말을 바꾸었다. 한국은 군함도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을 때 반발했다. 이에 대해 일본은 “남의 역사에 간섭하지 말아라”라고 비난했었는데, 난징 대학살 문건이 등재된 요즘 일본이 보인 태도는 매우 이중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고등부 학생기자 박준성(SCIS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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