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이 사랑하는 와인이 중국에서는 찬밥신세?
해외 언론들이 프랑스보르도 와인이 상하이교외의 한 보세창고에 산더미처럼 쌓여 3년동안 먼지만 뒤집어 쓰고 있다가 최근에 헐값으로 팔렸다고 보도했다. 3일 중신망(中新网) 보도에 따르면, 와인 수입상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1병당 원가가 50달러(약 317위안)인 와인을 75% 가격 손실을 감수하며 판매를 했다고 전했다. 일부 수입상들은 보르도와인을 1병당 15위안씩 판매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은 2010년부터 수입상이 급증하며 대량으로 와인을 수입하다보니 공급과잉을 불러오게 된것도 한 원인이지만 3년째 계속된 중국의 반부패 운동으로 와인소비가 줄었다는 지적도 있다.
한때 두자릿수의 성장을 보이며 글로벌 와인생산업체들을 흥분시켰던 중국의 와인 소비량은 작년에 감소했으며 2020년까지 연간 1%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시장에 희망을 걸었던 와인생산업체에는 큰 충격을 주었고 한편으로는 중국소비자들이 돈지갑을 닫고 있는 신호로도 해석되고 있다.
상하이의 물류창고에 약 25만병의 와인을 쌓아놓고 있는 한 물류회사 관계자는 "처음에는 이익도 많이 나고 쏠쏠하고 좋았는데 지금은 시장이 급격하고 안 좋아지고 일부 와인은 아예 팔리지도 않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수년동안 상하이에서만 2,000여개의 와인을 판매하던 회사들이 문을 닫았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중국 와인 소매판매시장 규모는 약 780억위안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서 3분의 1정도가 수입산이다.
중국은 세계 제5대 와인시장이지만 음용자는 대부분이 베이징, 상하이, 톈진 등 대도시에만 분포돼있고 약 3,800만명에 불과하다. 14억 중국인구를 감안하면 1인당 연간 소비가 5.8리터밖에 안된다. 이는 1인당 연간 50리터의 와인을 마시는 프랑스와는 비교도 안되는 소비량이다.
중국최대 와인 수입업체인 ASC Fine Wines도 이익하락 등 충격이 만만찮다. 이에 ASC는 와인 가격 인하 및 소비자의 수요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고가보다는 서민가격의 와인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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