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아줌마이야기] 굳이 말하는 이유

[2015-11-17, 15:27:32] 상하이저널

지금은 작고하신 어느 작은 시골 교회 목사님과 동행한 일화이다. 어떤 모임이었는데 목사님께선 만나는 분들마다 공손하게 머리를 숙여 악수를 청하면서 먼저 "저는 OOO목사입니다"하시며 인사를 하시는 거였다. 종교적인 만남도 아니었는데 하도 궁금해 "목사님, 굳이 신분을 알리지 않으셔도 되는데 그렇게 하시는 이유가 있으세요?"하고 여쭈었더니 웃으시면서 "나를 밝히는 것은 혹시라도 나의 본분을 잊지 않기 위해서고 또 혹시 상대방도 실수를 해 후에 미안해 하거나 당황해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입니다."

 

그러고 보니 서로를 몰라 말이나 행동으로 실수해 서로 겸연쩍어한 몇 번의 경험이 있어서 인지 그 말씀 이 어찌나 수긍이 되고 지금도 문득문득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일 때가 종종 있다.


세계적인 철학자 소크라테스 도 '너 자신을 알라'고 명언을 남겼고 많은 성현들이 얼마나 자신을 지키려고 수많은 말을 남기고 또 그렇게 살아 왔던가. 오늘도 각종 매체를 통해 자신을 감추고 속이며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지를 듣고 보게 된다. 기혼자가 미혼이라 속여 순수한 한 영혼을 짓밟기도 하고 학생이 신분을 망각하고 가지 말아야 할 곳을 가고 스승이 사라지고 성직자가 신뢰를 잃고 그야말로 자기 자신을 보는 것을 잊거나 게을리해서 얼마나 많은 슬프고 아픈 결과들을 초래하는지….


예전에 나이 들어가면서 나를 잃어가는 것 같아 이름을 불러달라고 했던 때가 있었다. 지금 해가 지나 가면서 생각도 바뀌는 것을 본다. 이름을 잊어버릴까 했을 땐 그냥 나를 확인하고 싶었다면 이제는 내가 누구고 내가 어떻게 잘 살고 있는지에 더 관심이 기울여지게 된다. 나를 드러내고 주목 받고 싶고 인정 받고 싶은 욕심들이 나를 알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모습 앞에서 얼마나 부질없고 부끄러운 일들이었는지 조금씩 깨달아 가면서 작은 생각 몸짓 하나에도 책임이 따르고 신중해야 함을 그리고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의 중요함을 알게 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정직하고 성실하고 신념을 가지신 부모님의 장녀이고 주어진 삶을 감사로 즐겁게 살아가는 남편의 아내이고 건실한 두 아들의 어머니이다. 그밖에 여러 모양의 나도 있겠지만 이것 만으로도 내가 나를 잊지 말고 살아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요즘처럼 어지러운 소식에 힘들이 때 더욱 생각나는 목사님의 말씀처럼,


"네 저는 부모 입니다."
"네 저는 선생입니다."
"네 저는 성직자입니다."
"네 저는 학생 입니다."


자신을 소리내서 먼저 소개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 변함이 없이 잊지않고 끝까지 각자의 길을 신념을 가지고 가는 시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한다.
"반갑습니다. 전 OO엄마 입니다"

 

칭푸아줌마(pbdmom@hanmail.net)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황금빛 낭만이 머무르는 은행나무길 10선 hot 2015.11.19
    깊어가는 상하이의 가을, 지금이 가장 아름다운 때이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잎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계절, 샛노란 카펫을 깐듯 바닥에 수북하게 쌓인 은행나무잎...
  • 발품을 팔아보자, 우리 동네 주택시세가 보인다 hot 2015.11.17
    꼭 10년만에 다시 상하이로 돌아왔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참으로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十年江山巨变). 와이탄과 동방명주 일대의 빌딩 숲은 더 많이 들어..
  • 대학 구내식당 요리에 네티즌 '경악' hot 2015.11.17
    월병과 토마토 볶음? 통째로 요리된 오이? 해도 해도 너무한 중국민항대학교(中国民航大学) 구내식당 요리가 인터넷에 공개돼 화제다. 광명망(光明网..
  • 상하이, 팔찌 교통카드 출시 hot 2015.11.17
    상하이가 오는 24일 팔찌 교통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17일 노동보(劳动报) 보도에 의하면, 상하이는 '쏴쏴서우환(刷刷手环)'이라는 팔찌형 교통카드를 출시해..
  • 중국은 지금… 2015년 11월 17일(화) hot 2015.11.17
    1. 중국도 IS 위협에 직면  중국 반테러 전문가들은 중국도 프랑스처럼 IS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만원클럽, 2년간 장학금 132만元..
  2. [김쌤 교육칼럼] 다시 진로교육을 생..
  3. 中 여성에 수면제 먹인 뒤 성폭행한..
  4. 上海 한국 미술인들 '상해한국미술협회..
  5. 추락하던 마오타이, 가격·주가 일제히..
  6. 쑤저우 셔틀버스 칼부림 막은 中 여성..
  7. 中 세계 최초 주1회 인슐린 사용 승..
  8. OpenAI 중국 지역에 서비스 중단..
  9. 글로벌 1분기 명품 매출 1~3% 감..
  10. [금융칼럼] 중국银联 ‘유니온페이’..

경제

  1. 추락하던 마오타이, 가격·주가 일제히..
  2. 中 세계 최초 주1회 인슐린 사용 승..
  3. OpenAI 중국 지역에 서비스 중단..
  4. 글로벌 1분기 명품 매출 1~3% 감..
  5. 中 일주일새 시골 은행 40곳 줄어…..
  6. 시가총액 9조 하이난항공, 하루 만에..
  7. 베이징, 첫 주택 선수금 30→20%..
  8. 자싱 경제개발구 혁신투자그룹, 저장성..
  9. 동남아로 눈 돌리는 中 반도체 기업…..
  10. 10대 증권사가 바라보는 하반기 A주

사회

  1. 만원클럽, 2년간 장학금 132만元..
  2. 中 여성에 수면제 먹인 뒤 성폭행한..
  3. 上海 한국 미술인들 '상해한국미술협회..
  4. 쑤저우 셔틀버스 칼부림 막은 中 여성..
  5. 中 청소년 배드민턴 국가대표, 경기..
  6. 다종뎬핑, 올해 '필수 맛집'은 어디..
  7. 中 입국하면 즉시 휴대폰 불심검문?..
  8. 전국적으로 수포성 전염병 비상
  9. 판다 기지에 애완동물 몰래 동반한 관..

문화

  1. [책읽는 상하이 243] 줄리언 반스..

오피니언

  1. [김쌤 교육칼럼] 다시 진로교육을 생..
  2. [상하이의 사랑법 14]사랑이 식었을..
  3. [금융칼럼] 중국银联 ‘유니온페이’..
  4. [무역협회] 신흥 산업 발전, 중국이..
  5. 2024 화동조선족주말학교 낭송·낭독..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