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5년 최저치인 6.9%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진출·철수 여부를 재고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고 장난감 기업 '레고(LEGO)'가 중국시장의 수익성에 대한 신뢰를 표명했다.
2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레고 요른 뷔 크누드스토브 최고경영자(CEO· 사진)는 중국이 공업·제조 부문을 축소하고 소비 중심 경제구조로 전환하고 중산층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현재 시점의 절반으로 떨어져도 충분히 매력 있는 시장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크누드스토브 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3~4%를 기록한다고 해도 가계소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충분한 성장기회가 있다"며 "앞으로 10년동안 중국시장에 많은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중국에서 (중산층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는) 선진적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진출해 있다"며 "이들 주요 도시는 덴마크와 유사하며, 중국시장 확장에 발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누드스토브 CEO의 발언은 최근 중국 경기침체와 위안화 하락 등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잇달아 중국시장에서 철수를 검토·결정하고 있는 것과 상반된다.
레고와 같은 덴마크 기업인 맥주업체 칼스버그는 지난 1월13일 충칭맥주 등 중국 현지 자회사들을 폐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독일 스포츠용품 회사 아디다스도 중국에서의 위탁생산을 감소하고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위탁생산지를 옮길 계획이다.
특히 프라다와 구찌 등 명품기업들은 중국 경제 침체로 명품 소비가 줄어들자 홍콩과 마카오 등 중국 전역의 점포를 폐쇄했다.
또 중국 통계국에 따르면 경제둔화 등의 여파로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를 기록해 전월(49.4)을 밑돌았다. 이는 2012년 8월 이후 약 3년 6월 이래 최저치이며, 이번 발표로 제조기업들의 중국철수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 중국 동부 자싱(嘉興)에 신규 공장을 연 크누드스토브 CEO는 "우리는 경기 둔화로 인한 영향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낙관했다.
실제로 레고의 지난해 중국 수익은 전년 대비 4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레고의 전 세계 평균의 두 배 수준이다. 또 레고의 글로벌 수익 총액도 지난 4년간 2배 이상 불어났다.
크누드스토브 CEO는 "과거에는 우리의 실적과 세계 경제는 깊은 상관관계를 보였지만, 지난 5~10년을 보면 레고의 실적은 글로벌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저작권 ⓒ 뉴시스 강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