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극보양뜸 뜸자리 |
중의대를 졸업하고 환자를 보게 되었다. 처음 1년은 용감하고 호기롭게 다양한 치료법을 시도해보면서 진료하는 맛에 살았다. 시간이 흘러 3년즈음 됐을 때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의사인지에 대한 확신이 서질 않았다. 그 때 구당(灸堂) 김남수 선생님을 만났다. 구당 선생님이 이끌었던 ‘뜸사랑’이란 단체에는 많은 뜸애호가들이 모여 뜸을 배우고 있었다. 당시 10년 정도의 메디컬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던 나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자괴감에 빠져있었는데 뜸사랑에서 1년 남짓 공부한 사람들은 자신이 명의임을 자처하며 자신 만만해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자신감은 ‘무극보양뜸’이란 치료법에서 나왔다. 생각해보면 내가 구당과의 인연을 이어올 갈수 있었던 것도 모두 ‘무극보양뜸’때문이었던 것 같다.
‘무극보양뜸’이란?
무극보양뜸은 8가지 경혈에 반미립대(半米粒大) 뜸을 피부에 직접 오려놓고 한자리에 3~5장씩 매일 뜨는 뜸요법이다.
무극보양뜸 혈자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상하∙좌우∙전후 대칭으로 구조화 돼있다. 머리에 백회(百會), 팔다리에 곡지(曲池), 족삼리(足三里), 등에 폐유(肺兪), 고황(膏肓), 상복부에 중완(中脘), 하복부에 남성은 기해(氣海), 관원(關元), 여성은 중극(中極), 水道(수도)이다.
중완, 곡지, 족삼리는 소화기능인 비위(脾胃)를 보한다. 하복부의 기해, 관원은 원기(元氣)와 간신(肝腎)을 보하는 자리이다. 여성의 경우, 하복부의 기해, 관원을 대신해 자궁을 따뜻하게 하는 중극, 수도를 잡았다. 등쪽의 폐유, 고황은 심폐기능을 강화한다. 마지막으로 백회는 심신을 맑게 하고 정신을 통섭하는 자리이다. 이렇게 보면 무극보양뜸은 오장육부와 정기신(精氣神)을 골고루 아우르는 뜸요법이라 할 수 있다.
무극보양뜸 효능
무극보양뜸은 크게 보면 전신의 에너지 벨런스를 맞추어주는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 피곤하다가도 무극보양뜸을 뜨고 자면 아침이 개운해진다. 오래 뜨다 보면 원래 갖고 있던 질병이 치료된다. 소화가 안됐던 사람은 소화가 좋아지고, 기침가래를 달고 살았던 사람은 호흡이 편안해지고, 만성 두통에 시달리던 사람은 두통이 사라진다. 꾸준히 뜨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혈당도 조절되고 고혈압도 조절된다. 심지어 우울증, 불안장애 등의 신경증에 시달리던 사람들도 좋아지게 된다. 노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참된 덕은 의심의 여지 없이 무극으로 돌아간다(常德不忒 復歸於無極)”라고 했다. 모든 만물은 근본적으로 무극을 향한다는 의미이다. 무극이 그러하듯 무극보양뜸을 뜨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처음 태어났던 가장 건강하고 완전한 상태(常態)로 돌아간다.
1인 1건강지키미 무극보양뜸
무극보양뜸은 자리만 잡으면 초보라도 누구나 집에서 쉽게 뜰 수 있다. 건강관리를 스스로 할 수 있는 자가치료요법이다. 이런 의미에서 무극보양뜸은 미래의학이다. 세계보건기구는 2008년 백서에서 미래의학은 자가치료가 발달되는 예방의학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했다. 각성된 현대인은 자신의 문제점을 스스로 파악하고 병으로 진전되기 전에 미리미리 예방하는 현명한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도 서서히 진행되고 있지만 머지않아 자신의 맥박, 호흡, 체온 등의 활력징후는 물론 혈압, 혈당 등을 관리해주는 시대가 도래한다. 이제는 누구나 자신의 건강을 위해 꾸준히 지속하는 자신만의 건강유지비결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중의침구학전공 의학박사. 의사(중의전공). 현재 만가중의원(万嘉中医门诊部)내 <구전(灸传)이은화 침뜸클리닉>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상하이중의약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구당 김남수 선생의 뜸사랑 정통침구연구소에서 연구실장을 역임했다. 한국 포천중문의대(현, CHA의과대학) 대체의학과 대학원 석사. 전 서울대 의과대학 보완통합의학연구소 객원연구원, CHA의과대학교 객원연구원, 현 상하이시침구경락연구소 연구원. 박사과정은 상하이시외국유학생장학생으로 연구했고 중국973연구프로젝트 중 뜸연구 부분에 참여하고 있다. ‘평생 건강 생활 건강’에 뜻을 두고 구당 김남수 선생의 무극 보양뜸을 전하고자 지난 2009년부터 상하이에서 무료 뜸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shanghai93@naver.com [이은화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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