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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주한국학교 우원재 교장

[2016-06-04, 08:22:05] 상하이저널

“감사한 마음 담아 더 좋은 교육 펼칠 것”

교민들이 쌓은 벽돌 신축교사 되기까지 

 

 

소주한국학교는 2014년 3월 3일 중국 징판중학교(景范中学)를 일부 임차해 개교했다. 2011년부터 한국학교 설립을 추진해온 쑤저우(苏州) 교민들의 염원과 노력의 결실이었다. 하지만 교육환경은 열악했다. 주어진 교실에 비해 초중고 학년 수는 많다 보니 교실을 반으로 나눠야 했다. 체육활동이나 사물놀이, 합창 수업은 교실 대신 보도 블럭 위에서 이뤄졌다. 사물놀이 수업을 할 때면 시끄럽다고 항의하는 징판중학교의 눈치를 살펴야 했다. 세 들어 사는 설움 속에서도 교사와 학생들은 꿋꿋이 수업을 해 나갔다. 그러는 와중에 개교 당시 25명에 불과했던 학생 수는 215명으로 늘었다. 그리고 우원재 초대교장은 신축 교사 설립을 위해 오롯이 2년 여의 시간과 노력을 바쳤다. 7월 완공을 앞두고 안전모를 쓴 채 공사 현장 곳곳을 점검하는 우원재 교장의 만면에 기쁨과 설레임이 가득했다. 소주한국학교 학생들은 9월 1일부터 우장구(吴江区) 신축 교사로 이전해 수업을 받게 된다.

 

소주한국학교에는 어떻게 부임하게 됐나
재외한국학교 교장은 대한민국 교육부에서 16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1차 서류전형에서 5배수 정도 선발하여 심층 집단 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한다. 저 역시 동일한 과정을 거쳐 선발됐다. 다만 제 학부 전공이 건설 계통이다 보니 주변에서 적격자라고 권유해 교장 공개전형시험에 응시했다. 또한 교육부 감사관실에 근무하면서 재외교육기관을 오랫동안 담당했기 때문에 새로운 학교를 설립하는 것도 교육자로서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응시했다.

 

드디어 신축교사 완공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그 동안 학교장으로서 학생들이 수업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프라도 갖춰주지 못하는 것에 늘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9월 1일부터는 학생들이 주인이 되어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학습공간과 시설을 제공하게 돼 정말 감회가 새롭다. 새로 건축한 학교에는 특별실, 시청각실, 학생지원실, 강당 및 국제 규격의 운동장이 마련된다. 소주한국학교 신축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

 

소주한국학교 설립이 갖는 의미는?
쑤저우지역 및 근교에는 삼성LCD, POSCO, 만도, LG, 두산 등 대기업을 주축으로 현재 1200여 개의 한국 기업이 입주해 있다. 현재 2만5000여 명의 교민들과 초중고 학생 3000여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되나 이들을 위한 한국학교가 없어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한 무석한국학교나 국제학교, 로컬학교를 다녀야 했다. 이에 2011년 교민 자녀들의 안정적인 학교 교육과 정체성 교육을 위해 소주한국학교 설립이 추진됐다. 이후 2013년 2월 한국정부(교육부)로부터, 2013년 9월 중국정부(장쑤성교육청)로부터 각각 설립 승인을 받아 2014년 3월 지금의 징판중학교 내에 개교할 수 있었다. 소주한국학교의 설립으로 학생들은 한국어와 우리 역사를 바로 인식하여 한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게 됐으며 또한 학비부담이 완화됐다. 또한 전문성을 겸비한 검증된 교사로부터 진학지도를 받을 수 있게 됐다.

 

50억원이 넘는 성금이 모이기까지 많은 분들이 노력이 있었을 텐데
소주한국학교 건립을 위해 많은 교민과 기업들이 큰 도움을 주셨다. 특히 우장구 정부는 신축교사가 들어서기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신축부지 매매계약 체결 당시 토지가격이 2배 이상으로 인상돼 토지매입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우장구 정부는 1030만 위안을 선뜻 기부해주었다. 또한 한국에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소주한국학교와 아무 관계가 없음에도 조건 없이 지원금을 송금해주었다. 물론 이 외에도 많은 교민과 기업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 학교 설립과 이전에 대한 논의가 길어지면서 잠시 주춤했던 기부 행렬도 공사 막바지가 되면서 다시 이어지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앞으로 학교장으로서의 목표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오고 싶은 학교, 머물고 싶은 학교’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학생들이 마음껏 공부하고, 뛰어 놀며 자신들의 꿈을 키울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 학생, 교사, 학부모가 상호존중하며 혼연일체될 수 있도록 최대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민주적으로 반영하고자 한다. 또한 중국어 등 원어민 교사와 강사들의 처우를 개선해 주인의식을 갖고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갖추고자 한다.

 

상하이 교민들에게 한 말씀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상해한국학교 건립 당시에도 상하이 교민뿐 아니라 쑤저우, 쿤산 등 강소성 일대 많은 교민들이 도움을 주신 걸로 알고 있다. 한국학교는 어느 지역에 있건 설립 목적이 동일하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고 이끌어나갈 동량들을 위한 민족 정체성 및 한국인의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자라나는 새싹들을 위해 마지막 희망의 등불이 되어주시길 간곡히 부탁 드린다. 소주한국학교 신축에 소요되는 총 비용은 한화 150억원으로 관련법규상 정부지원금으로 75억원, 교민성금으로75억원을 부담하게 돼 있다. 정부지원금은 이미 확보됐으나 교민 성금이 20억원 정도 부족한 실정이다. 작은 정성이 모여 우리 아이들을 미래의 대한민국 역군으로 키워낼 것이다. 여러분들의 고귀한 뜻과 도움을 역사가 기억할 것이다.

 

소주한국학교 우원재 교장
충남대 공대 토목공학교육학과를 졸업(1988.2), 동대학원에서 공학석사(1997.2)와 공학박사(2000.2)를 수료했다. 또한 한국교원대 일반대학원에서 교육학석사, 국민대 일반대학원 교육학과에서 철학박사(2015.2)를 수료했다. 1989년부터 2000년까지 중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했으며 이후 8년간 교육부에서 교육연구사, 교육연구관을 지냈다. 이후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 교감과 교육부 동북아역사대책팀장, 학교운영지원과장을 거쳐 2014년 1월 소주한국학교 초대교장으로 발령받았다.

 

김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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