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의료용 폐기물이 불법 가공공장으로 흘러들어 1회용 컵으로 생산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8일 경제참고보(经济参考报) 보도에 의하면, 후난성창사(湖南长沙) 의 한 의료폐기물 처리장에는 피가 묻은 링거봉투, 바늘, 약물이 잔류해 있는 약병 등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그런데 돈에 눈이 어두운 사람들이 의료용 쓰레기들을 플라스틱 가공공장에 팔아넘겨 이익을 챙기고, 의료용 폐기물들은 버젓이 1회용 컵 등 비닐제품으로 만들어져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최근 후난성 집법기관은 의료용 쓰레기(의료폐기물 포함)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업체 2군데를 적발했다. 연관된 의료기관은 후난성 창사(湖南长沙), 상탄(湘潭), 이양(益阳), 주저우(株洲), 헝양(衡阳), 후베이 상양(湖北襄阳) 등의 다수의 공립병원들과 혈액은행들로, 이곳의 의료용 쓰레기들은 농촌지역의 불법 가공공장으로 보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병원의 의료용 쓰레기 관리부실이 큰 문제로 지적됐다. 분류, 운송, 처리, 관리감독이 제대로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의료폐기물 관리조례' 규정에서 의료, 예방, 보건 등으로 생기는 의료용 쓰레기는 반드시 병원에서 분류를 거친 후 5가지 종류의 폐기물은 의료폐기물처리센터로 보내져 소각하도록 돼있고 링거봉투, 링거병 등 쓰레기들은 자원회수 및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후난성 환경보호국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불법 가공공장들은 의료용 폐기물에 대해 아무런 소독처리도 거치지 않았다"면서 "반제품에는 병균이 잔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것으로 식기와 같은 제품을 만들어 판매할 경우 그 결과는 상상이 안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료폐기물이 쉽게 불법 가공공장으로 유입되고 이같은 사건이 단속에도 불구하고 자주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법적규제가 심하지 않은 탓도 있다는 지적이다. '의료폐기물 관리조례'에서는 폐기물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병원, 불법 경영자 등에 대해 벌금 1천위안!3만위안의 비교적 가벼운 처벌에 그치고 있다. 이는 의료용 쓰레기 중 하나인 링거봉투 1톤을 판매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수익이 5천위안인 점을 감안하면 솜방망이처벌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박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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