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가천대 연구팀 설문…이유는 '품질 불량' 가장 많아
중국 산둥(山東)지역에 진출한 한국기업 10곳 중 5곳은 거래 업체에 무역클레임을 제기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 한국무역학회에 따르면 김종혁 연세대 정보대학원 박사와 김석철 가천대 글로벌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발표한 논문 '중국 산둥지역 진출 한국기업의 무역분쟁해결 실증분석'에서 중국 산둥성에 투자한 한국기업 중 300개 업체(응답 업체 133개)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 업체의 48.1%에 해당하는 64개사가 무역클레임을 제기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표> 무역클레임 경험업체 현황(단위: 건, %) [자료: 해당 논문]
반대로 무역클레임을 받은 경험이 있는 업체는 29개사(21.8%), 양쪽 모두 경험이 있는 업체는 7개사(5.3%)였다.
무역클레임이란 수출입 계약 당사자 중 한쪽이 계약의 일부 또는 전부 불이행함으로써 발생하는 손해를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무역클레임을 제기한 이유로는 가장 많은 37.0%가 '색상 등 품질 불량'을 꼽았고, '계약불이행·위반'(20.5%), '대금결제불만'(13.3%), '수량·중량 부족'(12.6%), '가격위반·불만'(9.5%)이 뒤를 이었다.
<표> 무역클레임 제기 사유(단위: 건, %) [자료: 해당 논문]
클레임 제기 금액은 10만 달러 미만이 59.4%로 과반을 차지했다. 이어 10만∼49만 달러 21.8%, 50∼99만 달러 17.2% 순으로 집계됐다.
절반이 넘는 기업들은 클레임이 발생하면 '당사자 합의'(54.7%)로 해결했다. 조정을 거친 경우는 14.2%, 한국 중재판정을 받은 경우는 12.9%였다. 중국이나 한국 법원 소송까지 간 비율은 각각 8.8%와 8.2%였다.
무역클레임 제기부터 해결까지 걸린 시간은 1개월 이내가 60.6%로 주를 이뤘다. 그러나 3개월 이상 소요된 경우도 13.6% 있었다.
한국의 산둥지역 무역 총액은 2014년 한국수출입은행 통계 기준 약 352억 달러(39조3천억원)로, 한·중 무역규모의 15%를 차지한다. 전년보다는 6.9% 늘었다.
중국 산둥성 내 한국 투자기업 수는 7천894개, 실제 투자금액은 94억 달러로 전체 투자 건수 중 약 20%가 이곳에 집중돼 있을 만큼 산둥지역은 한국 무역에서 중요한 투자처다.
우리 기업은 투자회사를 선택할 때 '회사에 대한 평판과 신용도'(41.7%)를 가장 주요하게 고려한다고 답했다. 반면, 회사 경영자의 능력과 신뢰성을 1순위로 고려한다는 응답은 5.8%에 불과했다.
응답 기업의 취급품목은 가전·전가 27.1%, 철강·화학 18.8%, 의류 15.8%, 자동차용품 12.8%, 식품·의료·기타 25.5%였다.
논문은 "꾸준한 투자 증가세에도 많은 무역클레임이 발생하고 있고, 이 가운데 대금 결제나 계약 불이행 클레임 등은 심각한 운영상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무역 당사자는 거래를 시작하기 전에 우선 상대방의 신용상태에 대해 엄격하고 충분한 조사를 해야 하며 중국 중재·분쟁해결방법 등에 대한 교육도 정기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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