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부패 척결 영향…'혁신' 명품만 호조
중국에서 개점만 하면 서로 사겠다고 장사진을 쳤던 해외 명품 브랜드의 대박 시대가 끝나고 있다.
중국의 경기 둔화로 중국인들의 지갑이 얇아진 데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 집권 이후 부패 척결이 이뤄지면서 값비싼 해외 명품을 뇌물로 바치는 관행도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25일 '중국에서 명품 브랜드의 화려한 시절이 끝났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중국 내 해외 명품숍의 부진한 실태를 자세히 보도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 등의 중국 매장 10여개가 판매 부진으로 문을 닫았다.
중국 내 프랑스 명품업계의 한 종사자는 "올해 들어 중국의 명품 시장이 약간 활기를 띠는 분위기가 있지만 몇 년 전 대박을 내던 시기와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면서 "명품 브랜드의 상승기는 끝났고 오히려 중국에서는 영브랜드가 더 어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년 이상 중국에서 전성기를 구가했던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도 갑작스러운 불황에 비틀거리고 있다.
프라다는 지난해 순판매액이 전년 대비 7%나 줄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프라다와 미우미우 등을 포함한 프라다 그룹 전체 판매액 또한 지난해에 전년 대비 22%나 급감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프라다 그룹 측은 중국 경기 둔화가 자사 판매 활동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또 다른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은 지난해 6개 매장을 없앴고 지난 3월에는 2개 매장을 더 닫았다.
싱크탱크 이샹의 창립자인 저우화이산은 "중국 내 해외 명품 판매가 냉각된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데 예를 들면 경기 약화와 정부의 부패 척결을 들 수 있다"면서 "중국 명품 시장이 안정되기는 할테지만 더는 폭발적인 성장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명품 브랜드 중에서도 혁신에 성공한 업체들은 중국에서도 여전히 호응이 높은 편이다.
구찌는 올해 상반기 19억5천만 유로(한화 2조4천620억원)를 벌어들여 전년 동기(18억7천만 유로.2조3천610억원)보다 판매가 늘었다. 구찌는 현재 중국 중상류층에게 가장 인기 있는 명품 브랜드로 핸드백을 사려면 3~4개월 전에 미리 돈을 지불해야 할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한 명품업계 종사자는 "구찌는 지난해 새 디자이너를 고용하면서 큰 성공을 거뒀다"면서 "이 디자이너는 구찌 브랜드의 전통 스타일에 많은 변화를 줬고 이 변화가 중국인 소비자들에게 잘 먹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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