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각지 ‘가오카오 장원(高考状元, 대입시험 수석자)’이 발표됨에 따라, 이들이 밝히는 성공 비결이 현지 학부모, 학생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 중 베이징시 문과 전체 수석 슝쉬엔앙(熊轩昂)이 최근 한 인터뷰에서 한 소신 발언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다.
슝쉬엔앙은 “농촌 지역의 학생은 점점 더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힘들어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은 베이징에서 태어난 중산층 자녀이며 부모님은 모두 엘리트(외교관)이기에 교육 자원 측면에서 큰 수혜를 입었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이 학생의 발언을 본 누리꾼들은 논쟁을 벌이면서도 대다수가 인정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한 누리꾼은 “수석 학생이 말하는 게 마음은 아프지만 현실이다”라고 말해 6000개가 넘는 ‘공감’ 반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가정 소득이 중국 명문대 입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이에 대해 펑파이신문(澎湃新闻)이 27일 관련 조사 결과를 인용해 가정 소득과 명문대 입학 비율의 상관관계에 대해 소개했다.
중국 인민대학은 지난 2009년부터 베이징 지역에 위치한 15개 대학교 학생 중 4771명을 표본 추출해 ‘수도대학생 추적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정 소득 수준이 낮을 수록 칭화(清华), 베이징 대학에 입학할 확률은 점점 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 소득이 상위 1%에 속하는 학생 중 칭화, 베이징대 재학생 비율은 30%로 가정 소득이 떨어질 수록 그 비율은 각각 27%(상위 5%), 24%(상위 20%), 22%(상위 50%), 12%(하위 50%), 12%(하위 20%)로 점점 낮아졌다.
홍콩 과기대학의 우샤오강(吴晓刚) 교수는 더 나아가 출신 고등학교와 명문대 입학의 상관관계에 대해 밝혔다. 우 교수는 칭화, 베이징, 인민대학 학생 중 80%가 성(省)급 명문 고등학교 출신이며 이밖에 16%는 현(县), 시(市)급 명문 고등학교 출신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한편, ‘211대학(21세기 중국 내 100개의 명문학교)’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학생 중 39%이 성급 명문 고등학교 출신이었으며 현, 시급 명문 고등학교 출신 역시 39%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지난 2010년 베이징대학 중국사회과학조사중심에서 진행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칭화, 베이징 대학 재학생 중 성급 지정 시범 고등학교 출신 비중이 72%로 비성급 시범 고등학교 출신의 2배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샤오강 교수는 “서로 다른 수준의 대학교의 학생들이 졸업한 고등학교는 큰 차이를 보인다”며 중국의 현 제도가 학생의 능력에 대해 고등학교라는 ‘선별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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