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대만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 HTC를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21일 현재 HTC의 주식 거래는 일시 중단된 상태다.
제일재경신문(第一财经新闻)은 구글이 11억 달러(1조 2500억원)에 HTC의 스마트폰 사업부를 인수할 전망이라고 21일 전했다. 이에 따라 HTC 관련 기술∙특허 자산은 모두 구글에 귀속되며 기존 HTC에 근무하는 100여명의 엔지니어는 구글에 속하게 된다. 한편, HTC 스마트폰 브랜드명은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HTC 왕쉐홍(王雪红) 회장은 “이번 협의로 구글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파트너로 한 걸음을 내딛었다”며 “구글에는 하드웨어 사업에 강력한 혁신 개발 동력을 불어넣고 HTC는 스마트폰 업무와 VIVE 가상현실(VR) 사업 혁신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구글의 스마트폰 제조사를 인수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구글은 지난 2011년 125억 달러(14조원)에 모토로라를 인수했지만 결국 3년이 지난 후 중국 레노버 그룹에 29억 달러(3조 300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HTC는 지난 2008년 자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개발하며 애플 IOS 맞수로 야심찬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이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10위권 밖으로 철저히 밀려났다. 현재 HTC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0.68%에 그쳐 있으며 지난 8월 그룹 총 수입은 30억 대만 달러(1100억원)로 4년새 가장 낮았다. 지난해 HTC의 영업수익은 35% 급락하면서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구글은 이번 HTC 인수를 계기로 HTC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흡수해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은 HTC의 본거지 대만을 혁신 기술의 요충지로 활용해 기존 구글의 픽셀(Pixel) 스마트폰 시리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구글은 현재 HTC의 가상현실(VR) 사업부에도 관심을 갖고 있으나 이후 VR 분야까지 인수하게 될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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