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법원은 지적장애 아들을 살해한 모친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라는 비교적 관대한 처벌을 내렸다. 살해 동기가 ‘모성’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유에서다.
펑파이뉴스(澎湃新闻)는 최근 올해 83세 노모 황(黄)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중국 광저우에 거주하는 황 씨의 아들 리(黎, 46) 씨의 인생은 병마와의 싸움으로 점철된 고통의 연속이었다. 태어나면서 대뇌 연골 발육부진, 다운증후군에 발육 장애 등의 증상을 앓았다.
황 씨는 아들을 휠체어에 태워 산책하고,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대소변을 받아내며 46년을 살았다.
하지만 황 씨의 나이가 칠순을 넘기면서 아들을 돌보는 일이 힘에 부치기 시작했다.
아들은 장기간 침대에 누워 지내면서 근육수축과 신체 이곳저곳에 종기가 생겨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연로한 노모의 몸도 예전 같지 않았다. 노모는 고혈압, 심장병으로 본인 몸 돌보는 것조차 여의치 않았다.
주변에서는 아들을 복지시설에 보내라고 설득했고, 그녀는 직접 여러 곳의 복지시설도 탐방해봤다. 하지만 아들을 맡기기에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아들 걱정이 앞섰다. “내가 세상을 떠나면 누가 이 가여운 아이를 돌볼 것인가?”
결국 그녀는 지난 5월 수면제 60알을 탄 꿀물을 아들에게 먹인 뒤 잠든 아들을 질식사시켰다.
그리고 곧장 경찰에 자수해 “죗값을 달게 받겠다”고 고백했다.
지난달 26일 광저우 법정에 선 그녀는 “아들이 나보다 한발 앞서 세상을 떠나야, 내가 안심하고 죽을 수 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서 “아들이 사는 건 죽는 것만 못했다. 아들을 이 고해(苦海)의 삶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법원은 본인의 죄를 인정한 점, 살해 의도가 보복이나 원한이 아닌 점, 노모의 나이가 연로한 점, 사회적 위험인물이 아닌 점 등을 이유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또한 "장애인을 돕는 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다면 이 같은 비극은 막을 수 있었다”면서 “장애인의 권익을 보장하는 사회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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