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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투어] ② 톈즈팡 속 티베트 이야기 ‘둬제라모’

[2017-12-09, 06:53:00] 상하이저널

‘화요미식회’ 런치투어 ②
톈즈팡 속 티베트 이야기 ‘둬제라모’

 

상하이 사는 즐거움 중 하나는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다양한 나라의 사람과 음식을 만나는 것이다. 바쁜 일상에 치여 상하이를 제대로 느끼지 못한 교민들을 위해 런치투어를 시작한다. 매주 화요일에 떠나는 ‘화요미식회’. 일주일에 한번 홍췐루를 벗어나 나를 위한 힐링타임을 가져보자.

 

 

 

  

 

 

  

 

 

티베트의 맛과 향기 ‘둬제라모 多杰拉姆’


‘화요미식회’의 두번째 런치투어는 톈즈팡(田子坊)의 숨은 티베트 ‘둬제라모(多杰拉姆藏餐吧)’다. 미로 같은 톈즈팡의 음식점들이 그렇듯, 입구는 좁지만 들어서면서부터 눈이 커지고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가파른 나무 계단을 한층 한층 오르면 신비의 땅 티베트가 펼쳐진다. 티베트어 책이 진열된 책장, 티베트 라마불교의 문양, 구석구석 조각품과 사진들, 블랙야크 인형, 몽환적인 음악까지 티베트가 아닌 것이 없다. 티베트인의 아픔은 잠시 접고, 그들처럼 느림과 비움의 시간을 가져보자.

 

‘둬제(多杰)’는 티베트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남자 이름이다. ‘라모(拉姆)’는 티베트의 8개 수호신 중 유일한 여자 신을 뜻한다. 티베트인 사장에게 물어보니 티베트의 라오반(老板)과 라오반양(老板娘) 이름이라고 한다. 둬제와 라모, 철수와 영희 쯤 되는 모양이다. 길을 잃기 쉬운 톈즈팡, 30호 ‘둬제라모’는 3호문 입구가 비교적 가깝다.

 

 

 

 

 

 

 

 

 

 

 

 

 


188元 2~3인 런치세트


2층 테라스 유리 천장으로 된 아늑한 식탁을 운좋게 차지했다. 평일 런치의 매력은 여유로움, 가격은 덤이다. 다종뎬핑(大众点评)을 활용하면 평소 287위안의 음식을 188위안에 주문할 수 있다. 2~3인이 즐길 수 있는 4가지 요리에 음료 2잔이 포함된다. 특별히 양고기를 좋아하는 일행과 함께라면 3~4인 세트메뉴를 주문해도 된다.

 

양고기 튀김 88元
手撕拆骨羊腿 shǒu sī chāi gǔ yáng tuǐ

플레이팅만으로도 ‘오늘 런치 주인공은 나야 나’를 외치는 요리다. 검은 석판 위에 붉은 고추와 섞인 양고기 튀김, 알 수 없는 티베트어처럼 희고 붉은 소스를 흘려놓았다. 런치세트의 메인이지만 재료가 양고기일 뿐 치킨처럼 맥주안주나 간식류 음식이다. 요리이름에서 알 수 있듯, 넓적다리뼈에 붙은 고기를 뜯어 손으로 먹기 좋게 찢은 다음 튀겼다. 양고기 특유의 맛이 있지만 튀김 옷에 감자전분을 써서인지 부드럽고, 쯔란(孜然)으로 양념된 고추와 부추는 양고기 고유 향을 무디게 한다.

 

  

야크 채소샐러드 77元
牦牛肉素菜色拉 máo niú ròu shū cài shālā

티베트 고산 고원에 사는 야크고기가 채소샐러드와 별도 그릇에 나온다. 상하이에서 생소한 야크고기를 샐러드와 섞기 전에 보여주려는 셰프의 배려다. 큼직하게 썰어진 야크고기는 저장용 절임처럼 건조하고 질겨 보인다. 한 입 넣는 순간 예상을 뒤엎는 식감에 놀란다. 달콤한 드레싱과 버무려지면서 야크고기도 여느 샐러드 속 소고기처럼 평범해진다.

 

  

양고기채소볶음과 밀전병 쌈 38元
薄冰羊肉卷 bó bīng yang ròu juàn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퓨전 티베트요리다. 잘게 다진 양고기를 피망, 굴소스와 양념해 양고기 맛을 거의 느낄 수 없다. 밀전병에 싸서 먹으면 마치 중화요리 고추잡채처럼 친숙해진다.

 

 

 티베트식 감자전 28元
藏式土豆片 cáng shì tǔ dòu piàn

감자는 고산지대 티베트인을 먹여 살린 구황작물이다. 튀김 옷으로 감자전분이 자연스러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티베트스타일 감자전은 갈거나 으깬 전이 아니다. 감자를 편으로 잘라 여기에 또 감자전분을 입힌 후 기름에 지진 요리다. 포슬포슬한 삶은 하지감자의 맛, 여기에 쯔란을 뿌려 티베트식 감자전으로 변신시켰다.

 

야생 라즈베리주스 28元
野生枸杞汁 yě shēng gǒu qǐ zhī

음료는 5가지 중 2개를 선택할 수 있다. 세트메뉴 외 야크밀크, 티베트 라바요구르트 등도 있다(각각 28元). 가장 티베트스러운 야생 자줏빛 라즈베리 주스를 골랐다. 티베트산 야생 라즈베리에 탄산수를 넣어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말린 라즈베리를 판매하고 있다.

  

라싸티 18元
拉萨甜茶 Lāsà tián chá

메뉴에 나이차(奶茶)라고 쓰여있진 않지만 순한 나이차 맛 그대로다. 기호에 따라 묽다고 느낄 수도 있다. 시원한 라즈베리와 따뜻한 라싸티의 조화, 디저트로 나쁘지 않은 선택.

 

 

 

샹그릴라 맥주(300ml) 30~40元

Shangrila Beer

티베트의 시작점, 동티베트, 티베트족이 거주하고 있는 ‘샹그릴라’, 윈난성 북부 디칭(迪庆)티베트족자치주에 속한다. 윈난을 상징하는 맥주는 다리(搭理)맥주다. 그렇다보니 샹그릴라 맥주는 자연스럽게 티베트 맥주로 취급된다. 라벨부터 윈난보다 티베트향에 가깝다. 스위스팀과 합작 연구한 샹그릴라 맥주는 라벨 디자인 역시 스위스 아펜젤러 맥주와 닮아 있다. 중국 맥주 챔피언십에서 2위를 차지할 만큼 맛과 품질을 자랑하는 샹그릴라 맥주 한 잔, 어느새 티베트에 취해 있다. 둬제라모에 7종의 샹그릴라 맥주가 있다. 알코올 도수 3.1%에서 8.2%까지 다양하다.  

 

 

 

 


•黄浦区泰康路248弄30号(田子坊内)
•182-0171-8263
•오전 10시~새벽 2시

 
상하이 매력집합 ‘톈즈팡 田子坊’


날씨가 쌀쌀해져 많이 움직이지 않아도 오밀조밀 볼거리가 많은 톈즈팡. 하지만 눈이 가는 곳으로 발걸음이 향하게 되면 톈즈팡에서의 잰걸음은 큰 맘먹고 나온 공원산책과 비할 바가 아니다. 교민들 뿐 아니라 상하이를 여행 온 한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톈즈팡은 글자 그대로 밭 ‘전(田)’자 모양의 좁은 길로 돼있다. 각종 수제품, 소품, 전통차, 차파오과 핫한 캐릭터 상품, 간식류, 갤러리 등 10미터를 채 나아가기 힘든 문화, 예술, 쇼핑의 거리다. 동시에 유행의 최전선에서 오픈과 폐점이 빠른 상하이 소비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상하이 매력이 좁은 사각틀 안에 꽉 들어차 있다.
 

고수미 기자
사진_ 표그라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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