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해외 기업의 중문 회사명이 과거 ‘음역’ 위주에서 탈피해 창의성을 중시하고 있다.
지난 10월 맥도날드는 중국 회사명을 ‘진공먼(金拱门)’으로 개명했다. 하지만 중국 누리꾼들은 “촌스럽고, 어감이 좋지 않다”, “가구점 이름 같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맥도날드 측은 곧장 “회사명은 바꾸지만 점포 상호는 기존의 ‘마이당라오(麦当劳)’를 그대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7일 중국시장 진출 기업의 ‘음역’ 위주의 작명 시대는 지났다고 전했다. 상하이 컨설팅 업체 랩브랜드(朗标)의 뤼팡(刘芳) 부회장은 “현재 중국 진출 해외업체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중국명을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랩브랜드는 국내외 기업의 브랜드 전략 및 중영 브랜드 네이밍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뤼 부회장은 “기업은 우선 중국에서 어떤 이미지를 내세우고 싶은지에 관해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 산하의 세계 최대 직업 소셜 네트워크 ‘링크드인(LinkedIn)’은 중문명을 ‘링잉(领英)’으로 지어, 영문명보다 우월감을 더 많이 느낄 수 있게 했다고 전했다.
랩브랜드는 이외에도 에어비앤비(爱彼迎, Airbnb), 마블코믹스(漫威漫画公司,Marvel Comics), 하리보(哈瑞宝, Haribo) 등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랩브랜드는 각 기업의 타깃층에게 추천 명칭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다. 그리고 명칭이 중국의 방대한 방언 중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지 않았는지, 또한 사전 등록 여부를 확인한다. 방대한 중국 땅에서 미처 몰랐던 의미로 전달되는 실수를 범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인의 상표 등록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5년 중국의 상표등록 신청건수는 280만 건에 달해 미국과 EU 합계의 3배 이상에 달했다. 이로 인해 중국 시장 진출 해외 업체들은 사전에 이미 등록된 중국 상표명 때문에 종종 골머리를 앓곤 한다.
미국 화이자(Pfizer) 제약회사는 중국 웰만약업(威尔曼药业) 공사가 사용하는 ‘비아그라(伟哥)’ 상표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마이클 조던은 중국 스포츠웨어 업체 차오단(乔丹)을 상대로 명의도용 소송을 제기해 기나긴 법정 공방 끝에 지난해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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