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상하이의 길거리를 거닐다 보면 사람들이 여기저기 모여 무공을 연마하는듯한 장면을 흔히 목격할 수 있다. ‘뭐 하는 거지?’라고 생각했을 수 있는데, 그들은 다름아닌 태극권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태극권의 주 연령대는 40대에서 70대로, 중국의 중년층과 노년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나이 대의 사람들이 즐겨 하는 것으로 미뤄 보건대, 태극권이 중국인들의 건강에 이로움을 주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지금 바로 태극권의 모든 것을 파헤쳐 보자.
태극권의 유래
태극권의 기원은 아직까지도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몇 천 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명백한 증거가 남겨져 있지 않아 다양한 추측들이 오가고 있을 뿐 제대로 된 결론은 내려진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가장 유력한 추측이 바로 ‘장삼봉 창권설(张三丰创拳说)’이다.
장삼봉 창권설
장삼봉은 원나라 말 명나라 초의 무도인이다. 중국 무술 파벌들 중 하나인 무당(武当)파의 시조이다. 엄가강(严嘉康)이 작성한 <무당비서(武当秘鉴)>에 따르면, 장삼봉이 무극권 12식, 태화권 8식, 그리고 태극권 16식을 창시했다. 이후 그 3가지 무술들을 융합하여 태극권 32식 만들어 냈다고 한다. 이에 몇몇 사람들이 무당비서를 증거로 내보이며 그를 태극권의 창시자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가 가장 널리 퍼진 태극권의 기원이 됐다.
노자·진고구 창권설
이외에도 노자 창권설(老子创拳说), 진고구 창권설(陈家沟创拳说)과 같은 추측들이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태극권이 특정한 창시자에 의해 시작된 것이 아니라 여러 무술 종파들과 중의원들의 협력 하에 몇 시대를 걸쳐서 만들어졌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무술 사상이 섞이면서 현재의 상태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한다.
태극권의 종류
진식 태극권(陈氏太极拳)
진식 태극권은 흔히 ‘태극권의 원조’라고 불리며 명나라 말 전왕연(陈王廷)에 의해 창시됐다. 권법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단검술, 쌍검술 등 기타 무술들을 포함하고 있다. 현재 남아있는 태극권 유파들 중 가장 무술적인 면모가 강하고, 사람을 죽일 수 있을 정도의 폭력적인 동작들도 포함되어 있는 중국의 ‘3대 실전 무술’ 중 하나이다. 시초부터 철저히 진 씨 가문의 사람들에게만 전수 되었고, 오늘날에도 가장 적게 행해지는 태극권 유파이다.
양식 태극권(杨氏太极拳)
양식 태극권은 양노선(杨露禅)이 창시한 가장 보편적인 태극권의 한 유파이다. 길거리에서 목격되는 태극권은 대게 양식 이라고 볼 수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태극권을 배울 수 있도록 양노선이 본래 빠르고 무술적인 면모가 강했던 진식 태극권을 대중적으로 개편한 것으로, 순수 무술로서의 가치는 낮은 편이다. 허나 정신수양, 혈액순환, 원기회복 등의 효과 등이 강조되며 오늘날 건강체조의 대체 수단으로서 널리 보급되어있다. 양식은 진식 태극권에서 생겨나온 분파라고는 하나 동작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동작이 상대적으로 느리고 많은 힘을 요구하지 않으며, 간편하고 쉬운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하고 배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태극권의 효능
폐활량 증대
태극권은 복식호흡을 매우 강조한다. 복식호흡은 사람들이 평상시 하는 흉식호흡과는 다르게 복부를 이용하는 호흡법이다. 세간에서 흥분을 가라앉히고 심신의 안정을 되찾는데 매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식호흡은 또한 폐활량을 늘리는 데에 매우 효과적인데, 폐활량의 크기가 수명과 정비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복식호흡을 중시하는 태극권이 최근 들어 더욱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혈액순환·신진대사 활발
태극권은 신체 내의 기를 다스리는 운동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태극권 동작들은 기의 흐름을 올바르게 하여 경맥과 미세혈관들을 열어주는 기능이 있어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처럼 태극권을 수행함으로써 얻어지는 원활한 혈액순환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수명을 늘려준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태극권을 통해 기를 다스리게 되면 몸 안에 기운이 넘치게 되고 피곤이 사라진다고 한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아침에 태극권을 하게 되면 상쾌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태극권의 장점
모든 연령대 즐길 수 있어
‘이유제강(부드러움을 이용하여 강함을 제압한다)’이라는 사자성어가 표현하듯, 태극권은 일반적인 무술과는 다르게 폭력적인 면모를 갖고 있지 않다. 본디 상대를 제압하는 것 보다 자기 자신을 수양하는 것에 더 중시하며 창시된 무술로 알려져 있는 만큼, 대부분의 동작들이 상대적으로 느리고 여유롭다. 그 때문에 배우기가 무척 쉽고 관절에도 무리가 가지 않아 모든 연령대가 즐길 수 있다.
배우기 쉬워
태극권은 또한 굳이 강습을 들을 필요가 없다. 대체로 거리에서 태극권을 연마하고 있는 무리들을 보면 한 사람이 앞에 나서서 본보기가 되어준다. 앞서 말했듯 배우기가 비교적 쉬우므로 그저 무리에 합류해 앞사람을 따라 하면 된다. 대부분의 경우 흔쾌히 환영해 주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다.
다만, 위에 언급된 장점들은 양식 태극권에만 해당된다. 진식 태극권은 대부분의 동작들이 어렵고 몸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무술인이 아닌 일반인에겐 다소 부적합하다. 양식 태극권을 배움으로써 건강도 유지하고 중국인들의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노후준비가 경제적인 부분에만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중국에 사는 동안 태극권을 익힘으로써 이색적인 중국인들의 건강 비결을 공유하자.
학생기자 나인열(상해중학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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