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시장에 들러 채소를 사기 귀찮아 모바일 앱으로 신선식품을 퇴근 시간에 맞춰 배달시킨다. 지하철을 타자마자 다운로드 해 둔 소설을 읽으면서 쇼핑몰에서 물걸레 청소기를 주문하고, 저녁식사 후 피로를 풀 겸 방문 마사지 서비스를 예약한다.
19일 공인일보(工人日报)는 최근 위의 예시처럼 ‘귀차니즘’으로 인한 생활서비스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흔히 ‘귀차니즘 경제’라 불리는 생활서비스 시장에만 올 한해 6000억 위안(97조 8000억원) 이상 투입된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淘宝)에서 발표한 ‘귀차니즘 소비 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 귀차니즘을 해결해주는 상품 판매가 16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70%나 증가했다. 특히 95허우, 즉 23세 이상 연령대의 수요가 가장 빠르게 증가했다.
귀차니즘 경제로 인해 ‘신종 직업’이 탄생하기도 했다. 얼마 전 상하이의 한 롱샤(龙虾) 전문점에서는 네일아트를 받은 여성고객들을 위해 대신 롱샤를 까주는 서비스를 선보여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외에도 옷장 정리사, 방문 헤어디자이너 등 직업이 생겼다.
지역간의 차이도 분명했다. 바다가 가까운 지역일수록 게을렀다. 위의 타오바오 데이터에 따르면 광동사람이 가장 게을렀고 동북과 서북지역에서는 관련 소비가 적었다. 광동지역의 80~90년대생 소비가 전체 연령대 1,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관련 시장의 규모 성장 이면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숙제가 남아있다. 2017년 중국 온라인 보안에 대한 고객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네티즌의 85.8%가 개인 정보 유출 문제를 가장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온라인 쇼핑 사용자 4억 8000만 명 중 절반 이상이 개인 정보 유출을 경험했고 이 중 84%는 금전적인 손실을 입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한해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경제 손실이 915억 위안(약 15조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아직 온라인화 진행률이 10% 미만인 점, 식•음료, 일용소비재(FMCG), 미용, 오락과 관련한 오프라인 시장 규모가 11조 위안(약 1800조원)에 육박하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앞으로 O2O서비스 시장은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귀차니즘 경제’의 미래 방향이 소비체험을 가능케 해 고객만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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