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좋은 꿈을 크게 꾸세요”
상해한국학교를 떠나며
현재 상해한국학교는 3년마다 교장 선생님이 새로 부임하고 있다. 2016년 부임한 신현명 교장선생님은 2018년을 끝으로 한국으로 귀국하게 된다. 신현명 교장선생님을 만나 상해한국학교에서 재직했던 지난 3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상해한국학교의 첫 인상은 어떠셨나요?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는데 학생들은 보기에 상당히 밝고 열정적이고 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어떤 일을 할 때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선생님들은 나름대로 모두 한국에서 뽑혀 오신 분들이기 때문에 전문성도 높고 열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셨다. 또 아이들에 대한 사랑도 많으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2016년 2월 달에 학교로 부임해 와서 보니 학교시설들이 많이 노후가 되어 있었다. 건설한지 10년 정도 되었고 교장선생님들이 계속 기숙사 리모델링 등을 해왔지만, 실질적으로 예산이 많지 않으니까 처음에 들어올 때 경비실을 보면 외벽은 다 떨어져 있고 화장실은 곰팡이가 슬고 문이 고장 나 있었다. 체육관도 그 당시에 비가 오면 비가 새고 벽도 곰팡이가 많이 있었고, 음악당도 의자가 다 망가져 있었다. 특히 화장실 같은 경우는 가장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인데 문이 자주 고장나 계속 갈아 끼워서 못을 박을 곳이 없을 정도로 상당히 낡아있었다. 그래서 학생들의 불만이 가장 많이 있는 곳이었다.
-일하실 때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인가요?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거주하는 지역과 학교의 거리가 멀다. 때문에 모두가 스쿨버스를 이용하다 보니 수업이 끝나고 방과 후에 다양한 교육활동을 만들고 싶어도 스쿨버스 이용 때문에 한계가 있다. 또한 선생님들, 학생들과 상담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역시 스쿨버스 때문에 좀 더 풍성한 교육활동과 상담을 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다른 한 가지는, 전체 학교를 경영하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한국학교 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교육부의 지침을 따라야 한다. 또한 중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행정 시스템도 따라야 한다. 그러나 중국의 행정시스템이 한국처럼 발달이 안되어 있어서 어떤 일을 처리할 때 시간과 행정력이 낭비되고, 일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
-상해한국학교에서 보람 있었던 일이나 후회되는 일은 무엇인가요?
상해 한국학교에서 보람 있었던 일은, 주변에 국제 학교들이 많이 있는데 회의에서 각 학교의 좋은 사례를 공유할 때 상해한국학교만의 독특한 교육활동이 없었다. 영어와 중국어를 한국의 학교들보다 많이 교육하지만, 미국학교나 영국학교 보다 영어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중국의 학교보다 중국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 고등학생들은 일정이 꽉차있기 때문에 새로운 활동을 추가할 수 없었지만, 초등학교에서 한민족으로서의 자긍심과 정체성을 부여하기 위해 매주 2시간을 늘려 1, 2학년에게 태권도 교육을 실시하였다. 또한 5, 6학년에게는 사물놀이 교육을 실시했다. 이런 교육을 통해서 아이들의 정체성 교육과 공동체 안에서 함께 활동하는 경험을 쌓게 했다. 그리고 3, 4학년에게는 탭댄스를 교육해 아이들이 좀 더 흥겹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도록 했다. 아이들이 대부분 좋아하고 도움이 되었다 해서 상당히 보람이 된다.
중, 고등학생들은 다른 국제학교와 비교해 보았을 때 영어, 중국어를 아주 못하는 것도 아닌데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영어 프레젠테이션 대화와 영어 명연설대회를 작년에 개설했다. 대회를 보면서 학생들이 정말 실력이 뛰어난데도 재능을 표현할 방법이 없어 숨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선생님들도 우리 아이들이 정말 뛰어나고 재능이 있다는 것을 공감해줄 때 상당히 좋았다. 올해 중국어 프레젠테이션 대회도 개설했는데 남학생들이 많이 참여해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참 보람이 있었다.
그리고 학교가 외국에 있지만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 이외에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오히려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개척하고 가지는데 좁은 시야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 진로교육을 강화했다. 진로상담 선생님을 특별히 모셔서 진로캠프, 진로의 날 같은 활동을 실시하고, 희망도서관과 연계하여 진로직업 체험 행사, 명사특강, 자소서 대회 그리고 UCC대회 같은 다양한 기회를 제공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꿈, 진로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설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는 것, 이런 부분이 스스로 보람된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던 노후화된 시설을 기존의 예산과 교육부 지원으로 개선했다. 어린이 놀이터를 개설했을때 아이들에게 감사하다는 편지를 받았을 때 정말 기뻤다. 그리고 화장실, 음악당, 체육관을 보수했으며, 특히 올해 여름에는 스쿨버스가 다니는 길을 재포장 했다. 야외 농구장을 새로 개수하고, 스쿨버스가 학교를 돌아서 나갈 수 있도록 해서 학생들의 안전 또한 확보했다. 이런 활동을 하면서 물론 힘들고 행정부의 직원들도 힘들었지만 학생들이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 할 수 있게 했다는 것에 스스로 보람을 느낀다.
후회되는 일은 상해한국학교가 전 세계뿐만 아니라 중국의 국제학교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도록 교육과정이나 환경을 개선하는데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학교 교실의 조명과 바닥, 복도, 계단 그리고 운동장의 인조잔디는 개선이 필요하다. 교육과정은 우리 학교가 우수 하지만, 저학년 때 국제학교로 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 구상한 것이 토요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영어, 중국어 몰입교육 계획했다. 이를 통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지 않고도 한국학교에서 외국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구상했지만 실행되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상해한국학교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초, 중, 고가 한 울타리 안에 있기 때문에 단점과 장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먼저 단점은 초. 중. 고에 집중적으로 해야 하는 부분이 각기 다르지만 실질적으로 어렵다. 초등학교는 급식, 교통안전 같은 부분이고, 중학교 같은 경우는 사춘기가 오기 때문에 진로교육 이나 자율학기제 같은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한다. 고등학교는 현실적으로 입시가 가깝기 때문에 입시에 집중해야 한다. 각각 필요한 부분을 실시 하지만 집중력이 분산되기 때문에 단점이라 볼 수 있다.
장점은 상해한국한교를 나왔다면, 초등과정에서 태권도, 탭댄스, 사물놀이 교육을 함께 공유했기 때문에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중학교로 올라가며 자연스럽게 동아리로 연계되는 연계교육이 장점이다. 그리고 가장 큰 장점은 선생님들은 한국에서 선발해 모셔오기 때문에 각 분야에서 유능한 분을 모셔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뛰어난 선생님으로부터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영어와 중국어도 수준별 수업을 실시하기 때문에 이 또한 큰 장점이라 볼 수 있다.
-한국학교에 부임해 오셔서 여러 행사, 대회를 많이 개최해 주셨는데 계기나 이유가 있으신가요?
현실적으로는 고등학생들이 다양한 대회나 행사에 참여해서 얻은 결과들을 생활기록부에 기록해서 나중에 서류전형이나 면접 그리고 자소서를 적을 때 사실에 입각해서 풍성하게 적을 수 있다면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본질적인 생각은 학생들이 학교의 주인공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학교라는 곳에서 아이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한다. 그 계기로 어떤 행사나 대회로 다양한 활동에 참가해 자신이 가진 끼와 재능을 발휘하게 하는데 의도가 있다. 이를 위해서 선생님들이 준비하고 처리하는데 힘이 들었겠지만 취지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해준 것에 매우 감사한다.
-다음으로 부임해 오실 교장 선생님께 해주시고 싶으신 말이 있으신가요?
다음 오시는 교장선생님께 특별히 어떠한 말을 하기는 좀 어렵지만, 앞서 이야기 했듯이 미진한 교육시설이나 환경을 좀 더 개선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새로운 교장선생님께서 가지고 계신 좋은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개선해 나간다면, 한국학교가 더욱더 발전하고 학생들도 행복하게 학교를 다니며 꿈을 이룰 수 있는 좋은 학교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학생, 학부모, 선생님들께 각각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학생들이 가장 중요한 학교의 중심이고, 모든 결정을 할 때 학생을 중심으로 결정을 한다. 학생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 학생들이 올바르게 성장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초점을 두고 판단해 왔다.
먼저 학생들이 아름답고 좋은 꿈을 크게 꾸면 좋겠다. 대학가는 것으로 멈추지 말고, 대학에 가서 어떻게 살고 무엇을 할 것인지, 개인의 행복과 발전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또 전 인류를 위해서 무엇을 하며 살아갈 것인지 꿈을 크게 꾸고 이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이 꿈꾸는 것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했으면 좋겠다.
두 번째는, 요즘 한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듯이 인성 교육은 상당히 중요하다. 학생들이 따뜻한 인성을 가졌으면 좋겠다. 남을 존중할 줄 알고, 약자를 돕고 서로 배려할 줄 아는 것. 그리고 부모님이나 학교나 자기에게 주어진 환경에 감사할 줄 아는 것. 이런 따뜻한 인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디를 가든 환영 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세 번째는, 공부만 잘한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선진국의 사람들을 보면 예술적인 감성을 가지고 있고, 다양한 체육활동을 즐기며 관람할 줄 안다. 인문학과 여러 교양도 풍부하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감성이 풍부한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서나 다른 예체능 활동을 잘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어른이 되었을 때 참되게 아는 것, 자신이 아는 것을 올바르게 실천할 줄 아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이런 사람을 우리는 지성인이라 부른다. 평소에 품위 있게 행동하고, 독서를 통해 많은 교양을 쌓고, 좋은 사람과 많은 만남을 통해 좀 더 품격 있고 교양 있는 지성인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그 안에는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외국어 교육을 받아 글로벌 인재가 되는 것뿐만 아니라, 꿈을 가지고 인성과 지성을 잘 갖춘 인재라면 어딜 가든 환영 받을 수 있고 쓰임을 받을 수 있는 인재가 될 것이다.
학부모님께서는 학교가 하는 일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학교를 지지해 주시고 내 아이 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가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건설적인 의견을 주시고 같이 봉사해 주시면 좋겠다.
선생님들께서는 해외에서 근무하시고 계시는데, 학생들을 사랑과 열정으로 가르쳐 주시고 생활하는 동안 많은 보람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생기자 유지민(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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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기에 오셔서 안정적으로 상해한국학교를 이끌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