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중국 1선 주요도시 중산층들은 여름방학동안 자녀에게 얼마나 많은 돈을 쓰고 있는 걸까? 중국에는 “중산층이 파산에 이르는 데는 한 여름방학이 끼어있을 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만큼 중국 가정들이 여름방학에 자녀들을 위해 쓰는 돈이 많다는 의미이다. 21세기경제보도(21世纪经济报道)에 따르면 여름방학에 1선 주요도시 중산층이 자녀를 위해 2만~5만 위안(340만원~850만원)을 쓰는 것은 ‘기본’이다.
가정 주부인 리우(刘) 씨의 남편은 IT기업에서 근무 중으로, 남들 보기에는 남부러울 것 없는 중산층이다. 그러나 리우 씨는 “늘어가는 나이만큼 근심걱정도 늘어간다”면서 “나이가 많아지면 회사에서 밀려나기 쉬운 분야라서 불안한데 거기에 갈수록 늘어나는 육아부담으로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털어놨다.
그녀가 일년에 자녀한테 사용하는 돈은 약 20만 위안(3400만 원)이다. 이 가운데서 과외비의 경우, 1:1 과외가 회당 600위안 정도로 일년에 5만 위안이다. 여름방학 등 방학동안에는 학교를 다니듯이 평일 연속 학원을 다니며 과외를 하기 때문에 통돈이 들어간다. 여기에 또 인터넷 영어 과외비, 주말 프로그래머 수업, 배드민턴 수업 등 이런저런 돈까지 합치면 돈이 물처럼 샌다는 것이다.
그녀의 딸은 오는 10월 있게 되는 PET(Preliminary EnglishTest) 시험도 준비 중이다. 광동성에서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이 많아 그녀는 하는 수 없이 타지역 시험장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로 인해 3000위안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다른 학부모 천시(陈希)의 경우는 아들을 위해 쓰는 돈이 일년에 40만 위안(6800만 원)으로, 유학비용과 맞먹는다. 그녀의 아들은 쌍어(双语) 사립학교에 다니는데 일년 학비만 25만 위안이다. 여기에 풍부한 ‘이력’을 위해 각종 대회에도 나가다보니 항공권, 숙박비 등 각종 비용이 만만치 않다. 올해에는 2주 동안 진행되는 해외 여름캠프 비용만 4만 위안(680만 원)이다.
외자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천시는 연봉 80만 위안(1억 3700만 원)으로,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사는 중산층이지만 그녀 역시 “아이한테 들어가는 돈이 너무 많아 힘들다”고 말한다.
여름방학은 학원가들이 일년 중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시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원 관계자는 “일년 중 수입의 60%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벌어들이는 것”이라며 “특히 여름방학에는 일반적인 과외반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학습강화반이 특별 운영된다”고 말했다.
미국증시에 상장한 교육기관인 好未来(TAL)의 경우, 1~4분기 매출이 각각 6억 1000만위안, 10억 4000만위안, 7억 1000만위안, 9억 1000만 위안으로, 이 가운데서 방학이 있는 2분기와 4분기 매출이 특히 눈에 띄게 높다. 이 교육기관의 일년 매출은 32억 6000만위안으로 동기대비 10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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