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화관광부가 8월 1일부터 중국인 여행객의 타이완 개인 관광 비자 발급을 일시 중단했다.
1일 환구망(环球网)에 따르면, 중국 문화관광부는 31일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최근 양안 관계를 고려해 8월 1일부터 중국 47개 도시 주민의 타이완 개인 관광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기존 중국인 관광객이 타이완 개인 관광에 필요했던 통행증, 개인 관광비자(G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은 향후 단체 비자를 통해서만 타이완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11년 6월 베이징, 상하이, 샤먼을 시작으로 타이완 개인 관광을 허용했다. 이어 2015년 3월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중국 47개 도시에 타이완 개인 여행 비자 및 통행증 발급 제도를 시행해 당시 양안 관계 회복 기류를 보였다. 하지만 반중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 집권 이후 불거진 양안 갈등과 최근 미국산 무기 구매, 홍콩 시위 문제가 이어지자 이달부터 사실상 모든 타이완 개인 관광이 중단된 것이다.
현재 타이완 단체 관광 비자 발급은 규정상 가능하다. 하지만 앞서 중국 당국의 관광객 제한 조치가 여행사 단체 관광 상품을 위주로 시행됐기에 사실상 단체 비자 발급 횟수도 매우 적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번 개인 여행 금지 조치로 상하이 등 대도시의 타이완 관광객 수는 0에 가까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고치 못한 중국 당국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타이완 관광업계는 패닉 상태다. 이번 조치로 앞으로 6개월간 타이완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70만 명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타이완 관광 업계에 최소 760억 대만 달러(3조원)의 손실액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타이완 타이동현(台东县) 관광협회 판구이란(潘贵兰) 이사장은 "관광업계에 패왕급 한파가 몰아닥쳤다"며 "9월부터 타이완 전역의 관광업, 음식점, 백화점 등의 실적이 참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타이완 개인 관광을 금지시킨 배경에는 내년 1월 타이완 대선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리옌슈(李彦秀) 타이완 국민당 입법위원은 "중국 대륙은 이번 강력한 관광 축소 정책은 차이잉원 정부의 양안 정책에 대한 경고"라고 말했다. 타이완 중시전자보(中时电子报)도 논평에서 "이번 조치의 핵심은 차이 총통이 양안 관계를 직시하고 평화적 발전을 하라고 깨우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타이완 연합보(联合报)는 앞으로 반년간 중국의 압박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신문은 "건군기념일(建军节) 전날인 31일 발표된 대륙의 일방적 발표는 군사적으로 타이완 독립의 결심을 격파하고 타이완에 관광 압박을 한 것"이라며 "앞으로 타이완 대선 전까지 대륙은 강력한 압박 조치를 계속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이어 "대륙이 타이완에 꺼낼 수 있는 카드는 관광 외에도 무역, 금융, 경제 등이 있기 때문에 강력한 국력으로 차이잉원 정부를 압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