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사회 강문일 씨 안타까운 죽음 애도
유가족, 상하이조선족문화교육촉진후원회에 장학금 30만元 기탁
지난 11년간 상하이 조선족 유학생들의 활동과 발전에 헌신해온 조선족 청년의 유족이 장학금 30만위안을 기부해 연말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2020년 9월 향년 29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고(故) 강문일 씨, 그의 죽음은 상하이 조선족사회를 슬픔에 빠뜨렸다. 2009년 상하이 교통대에 입학하면서 상하이 조선족사회 곳곳에서 활발한 활약으로 헌신 봉사를 해온 한 청년이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죽음이 헛되게 되지 않게 하기 위해 고민해 온 유족들은 장례 절차를 마친 후 퇴직금, 보험금, 모금액 등 남은 30만 위안을 상하이조선족문화교육촉진후원회에 기탁했다. 지난 12일 화나호텔(华纳酒店)에서 열린 ‘조선족문화교육촉진위원회 송년회’에서 유족 대표로 장학금을 전달한 고인의 장모는 생전에 조선족 유학생 모임 결성과 다양한 활동 등에 앞장서며 상하이 조선족사회의 화합과 발전을 바랐던 고인의 뜻을 이어가는 작은 ‘희망’의 씨앗이 되기를 소망했다.
고 강문일 씨는 1991년 훈춘(琿春)에서 출생해 훈춘제2고급중학, 길림성연변제1중학을 졸업했다. 2009년 상하이교통대학 경제관리학원 공상관리학과에 입학해 2013년 졸업 후 스탠다드차터드은행에 입사해 7년간 일해왔다. 올해 결혼을 계획했던 고인은 코로나로 인해 2월 결혼 등기를 우선 마친 후 신혼 집을 마련하고 10월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던 중 3월 말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6개월간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강문일 씨는 교통대 4학년, 졸업을 앞두고 동기들과 함께 상하이조선족유학생연합회(SKY)를 결성했다. 학생회의 비전 취지 운영 기반을 만들어, 조선족대학생들의 활동에 안정적인 성장과 발전을 가져왔다. 졸업 후에도 학생회의 발전을 응원하고 지지해왔다고 한다. 또한 조선족 축구팀 창단, 꿈을 읽는 사람들 ‘드림 리더스’ 독서회 창립을 주도하고 운영해왔다. 특히, 통일 후 남북관계에 조선족들의 역할을 대비하며 북한방문활동도 진행해왔다고 한다.
상하이조선족문화교육촉진후원회 장동진 이사장은 “강문일 군이 상하이 조선족 유학생들과 조선족사회의 발전과 화합을 위해 헌신으로 이루고자 했던 꿈을 후배들이 꼭 이뤄주길 바란다”라며 “고인의 뜻에 따라 장학금이 의미있게 잘 쓰이도록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2018년 창립한 상하이조선족문화교육촉진후원회는 상하이 조선족 한글주말학교를 비롯 대학생활동, 진달래무용단, 조선족노인협회 등 발전을 위해 후원하고 있다.
상하이 조선족 사회를 남달리 아꼈던 고 강문일 씨, 그가 뿌린 ‘희망’이 후배들의 성장에 씨앗이 되고, 상하이 조선족사회의 화합과 발전에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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