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4월 5일은 식목일이다. 매년 이맘때면 학교에서 식목일 행사로 운동장 주변에 작은 묘목을 심고, 각자 작은 화분에 꽃을 심어 들고 갔던 기억이 난다. 중국의 이날은 의미가 좀 다르다. 청명(淸明)은 24절기 중 하나로 ‘공기가 깨끗해지고, 하늘이 점차 맑아지는 시기’라는 뜻으로 농가에서는 논 밭둑 가래질을 시작하고 못자리 판을 만드는 등 논 농사의 시작이 되는 날이다. 우리나라에서의 청명절은 크게 의미를 두지 않지만, 중국의 청명절은 연휴로 지정될 만큼 중요한 날로 여겨진다.
청명절의 유래
청명절은 봄 나들이 명절이라고 하여 동지가 지나서 108일째 되는 날이며, 중요한 제사 명절이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기록에 따르면 이날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치며, 임금은 이 불을 정승과 판서를 비롯한 문무백관 그리고 360 고을의 수령에게 나누어 준다고 한다. 이를 ‘사화(賜火)’라 칭한다. 수령들은 한식날에 다시 이 불을 백성에게 나누어 주는데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한식(寒食)이라고 한다. 청명과 한식은 흔히 같은 날이 되기 때문에 뒤섞이는 경우가 많아 뚜렷한 구분 없이 전해지고 있다.
청명절의 풍습
유교사상이 깊은 중국인들은 청명절 휴일 기간을 이용해 조상의 묘를 찾아 산소를 돌보고 제를 올린다. 또한 사후 세계에서 조상님들이 ‘지전(纸钱’)을 사용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종이돈 또는 돈 모양이 그려진 종이인 ‘지전’을 산소 앞에서 태우기도 한다. 죽은 자가 인간세상으로 내려와 제사상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날이라고 해서 중국의 3대 귀신제(鬼节) 중 하나라고 한다.
청명절의 놀이
청명절 시기에는 날씨가 좋아 봄나들이를 가거나 과거에는 축구나 그네타기, 줄다리기, 닭싸움 등을 했으나 요즘에는 거의 하지 않는다. 대신 연을 날리며 한 해의 행운을 빌고, 우리나라 식목일과 같이 나무를 심거나 등산을 하기도 한다. 또한 폭죽의 소리가 악귀를 물리치고 좋은 일만 올 수 있도록 해준다고 믿기 때문에 연휴 때마다 등장하는 폭죽놀이도 빼놓을 수 없는 놀이이다. 하지만 대기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중국 정부가 주요 명절에 폭죽놀이를 금하고 있다.
청명절의 음식
칭밍차이바(淸明菜粑)
칭밍빙(淸明饼)
칭퇀(靑团)
이름처럼 청명절에는 푸른 음식을 먹는다. 넓은 중국은 지역마다 음식은 다르지만 봄에 나는 채소를 이용해 차가운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이 풍습이다. 상하이에는 칭퇀(靑团)이라고 하여 연맥초의 즙과 찹쌀을 섞어 만든 반죽에 팥고물 또는 대추를 으깨어 넣고 갈댓잎 위에 얹어 쪄 먹는다.
우리나라 추석 때 먹는 송편과 비슷하다. 구이저우 지역에서는 연맥초와 밀가루 반죽에 고기와 채소 등을 넣어 만두 모양으로 빚은 칭밍차이바(淸明菜粑)가, 쓰촨 지역에서는 연맥초와 밀가루, 고추 등을 넣고 납작하게 빚어 기름에 지져 먹는 칭밍빙(淸明饼)이 있다. 음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봄채소인 연맥초를 활용한 음식들이다.
학생기자 강윤솔(상해중학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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