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은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고 성별로 인한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견해를 뜻한다. 여성 인권을 확장하고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것이 페미니즘의 목적이다. 그러나 페미니즘의 유래나 의미 등이 나라 별로 많이 다르다. 동서양의 페미니즘 차이, 특히 한국과 미국에서 보이는 페미니즘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는 모두 여성?
미국은 다양성의 나라다. 인종도, 성적 취향도, 종교도 다양하고 존중한다. 그래서인지 페미니즘도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인 상호교차성 페미니즘(Intersectional Feminism)이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상호교차성 페미니즘은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이란 뜻으로, 모든 여성의 인권을 위해 싸우는 집단이다. 여기에 정부나 의료계에서 특히 차별을 받는 트렌스젠더 여성, 흑인 여성, 히스패닉 여성, 이슬람교 여성들의 인권을 중심으로 페미니즘 운동이 이루어진다. 모든 여성이 평등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성평등은 없다는 의견이다. 백인 여성만을 위해 싸웠던 예전의 페미니즘과 달리 종교적 탄압, 인종차별 등을 같이 당하는 집단을 위해 힘쓴다.
하지만 한국의 페미니즘은 많이 다르다. 여성 연대가 매우 중시되지만, 여성의 범위가 미국보다 한정돼 있다. 특히 트렌스젠더 여성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작년에 큰 논란이 됐던 트렌스젠더 여대 입학에 대해서도 여대 페미니스트 연합에서 반대하는 입장문을 냈다. 생물학적인 남자가 성전환 수술을 받는다고 여성이 되는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미국의 학교나 공공시설에서는 트렌스젠더를 위한 젠더-뉴트럴 화장실을 자주 볼 수 있지만, 한국에서 성중립 화장실에 대해서 반대의 목소리가 매우 크다.
벗는 건 여성의 해방? 탄압?
미국 최고의 솔로 가수 비욘세를 극찬할 때 “걸 파워”라는 문구를 자주 사용한다. 무대 위의 카리스마와 당당함에 많은 팬들이 환호한다. 몸에 달라붙는 짧은 바디수트를 입고 춤을 추는 모습에 멋진 여성상이란 평가를 받는다. 자기의 주체성은 자기가 만들어 나간다는 뜻이다.
그러나 2018년 한 음악 시상식에서 비슷한 의상을 입은 한국 여성 가수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어린애들도 보는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몸을 노출하는 의상을 입어도 되느냐, 여성은 벗어야 성공한다는 선입견을 심어준다 등 악플이 많이 달렸다.
이렇듯 유명가수가 같은 의상을 입어도 미국에서는 여성들의 해방, 한국에서는 여성의 탄압으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지만, 여론을 살피면 미국은 여성의 노출에 관대한 반면, 한국은 그렇지 않다. 한국의 페미니즘은 의상뿐만 아니라 화장, 긴 머리, 렌즈 등 여성에게 강요되는 꾸밈노동에서 벗어나고자 ‘탈코르셋’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사회에서 ‘여성스럽다’고 여겨지며 여성에게 요구되는 것들을 거부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화장을 거부하고 내추럴한 모습으로 살기로 선언한 사람들이 있지만, 한국의 탈코르셋 운동처럼 인기를 얻진 못했다.
서로 다른 페미니즘, 정답은?
각 나라의 문화와 역사에 따라 여성운동도 다르게 발전해왔다. 때문에 현재 일어나는 이슈에 대해 완전히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리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말이다. 페미니즘의 의미와 방향성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기자 한민교(SMIC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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