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속담에 “봄볕은 며느리를 내보내고 가을볕은 딸을 내보낸다”는 말이 있다. 언뜻 들어서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이야기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보다 제 딸을 더 아끼는 것은 알겠는데, 왜 얄미운 며느리를 굳이 따사로운 봄볕에 내보낼까?
사실 이 속담은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응축한 것이나 다름없다. 과학적으로도 봄볕이 가을볕보다 훨씬 해롭다고 증명이 된 것이다. 왜 따스한 봄 햇볕이 피부에 독이 되는지, 그리고 제대로 선크림을 선택해이를 예방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봄 햇살이 더 따가운 이유
상하이에서는 봄볕이 가을볕보다 훨씬 따갑다. 이는 봄과 가을의 일사량(태양 에너지가 내리쬐는 양)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일사량은 태양의 고도에 비례하는데, 2015년 중국 기상청에서 낸 상하이의 “태양고도각표”에 의하면 4월 1일에는 태양 고도가 63도인데 가을의 한가운데인 10월 20일에는 태양 고도가 48도다. 한여름인 6월 말~7월 초에 태양 고도가 80도가 넘는 것을 생각하면 꽤나 큰 차이다. 기온이 비슷해도 가을에는 고도가 낮으니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의 에너지가 작아지는 것이다. 또한 봄이 가을보다 습도가 낮기 때문에 수증기가 햇빛을 반사시키는 양이 적어 일사량이 더 많다.
피부의 적: 봄볕
햇빛의 자외선이 주름살과 기미, 심하면 피부암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봄 햇볕이 강렬해도 여름보다 덜하니 괜찮다고 느끼기 쉽다. 사실 봄볕이 피부에 위험해지는 이유는 따로 있다. 겨울철에는 피부가 햇볕을 많이 쬐지 못해 방어력이 약해지는데, 갑자기 봄이 돼 따가운 태양광선에 노출되면 얼굴이 쉽게 그을리고 피부 손상을 입게 된다. 게다가 봄 대기에는 꽃가루 등 미세물질들이 많이 섞여 있어 피부 트러블이 일어나기도 쉬워진다.
알고 바르는 선크림: SPF와 PA+
아무리 봄볕이 따갑다 해도, 선크림만 제대로 바른다면 봄날을 한껏 즐기는데 큰 지장은 없다. 보통 선크림 구매 시, SPF (자외선차단지수/Sun Protection Factor) 숫자가 클수록, PA(자외선 A 방어 효과 지수/Protection for UVA)에 +가 많이 달릴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SPF1의 자외선 차단 시간은 15분 정도라고 알려져 있는데, 화장품회사에서는 이를 이용해 SPF50인 제품은 12시간 넘게 자외선을 막아준다고 광고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SPF 지수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SPF가 높을수록 그만큼 피부를 자극하는 성분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크림을 바르고 돌아다니면 옷에 닦이거나 땀에 희석될 가능성이 높기에, 전문가들은 햇빛이 강렬한 야외에서는 SPF30 정도의 선크림을 2~3시간 간격으로 덧발라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PA 역시 +가 많을수록 UVA의 차단효과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만큼 피부에 해롭기 때문에 피부가 예민한 편이면 PA가 낮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일상생활에서는 SPF 15∼25, PA++ 정도의 선크림을 사용하면 피부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다.
학생기자 이나영(SAS 10)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