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매체를 중심으로 중국의 연예계 정풍운동이 한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중국 주한대사관이 이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9일 환구망(环球网)에 따르면, 중국 주한대사관은 8일 위챗(微信) 공식계정에 ‘중국 정부의 ‘인터넷 정화(清朗)’ 관련 규제에 대한 중국 주한대사관 대변인의 입장 표명’ 글을 게재했다.
이에 앞서 한국 다수 매체는 최근 중국이 무분별한 팬덤(饭圈) 문화 단속 작업을 이유로 한국 연예인 웨이보(微博) 팬클럽 계정 21개를 정지했다고 집중 보도하면서 이 같은 중국의 움직임은 향후 K-POP 산업, 특히 음원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주한대사관은 최근 중국 정부의 인터넷 정화운동 관련 규제에 대해 한국 매체가 중한문화교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심지어 중국의 이 같은 조치가 한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며 “관련 상황을 설명해 중국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중국 주한대사관은 “최근 중국 국내 연예계 연예인이 탈세, 성폭행, 신사참배 등 부도덕한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또한 일부 팬들은 서로 비방하거나 아이돌 투표를 위해 요구르트를 대량 구매해 뚜껑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한 뒤 하수구에 버리는 등 악성 마케팅으로 미성년자의 금품을 갈취하고 있다”고 최근 중국 연예계 상황을 간략히 소개했다.
이어 “이 같은 행동은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고 심지어 법을 어겨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건강한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중국 관련 부처가 이 같은 연예계, 팬덤의 기형 문화를 집중 정돈하기 위해 ‘인터넷 정화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주한대사관은 “이 같은 조치는 공공질서에 어긋나고 법규에 저촉되는 언행을 겨냥한 것일 뿐 타 국가와의 정상적인 교류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과 한국 양국은 수천 년의 역사적 교류를 통해 서로 배우고 귀감이 되어 깊은 역사 문화적 유대를 형성했다”며 “올해는 ‘한중문화교류의 해’이고 내년에는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있기에 우호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시대의 추세에 순응하며 민심에 부합하여 양국의 근본 이익에 부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6일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촉발된 중국의 ‘금한령’ 조치가 한국 연예계를 강타한 뒤 한국 다수 연예기획사들은 시장 다원화 전략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한국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한국 음반 수출 총액은 1억 2300만 달러로 이중 대중국 수출액은 13% 비중인 1600만 달러에 그쳤다.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의 2대 음반 수출 시장이었던 중국은 지난해 미국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