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7명을 살해한 뒤 20년간 도피 생활을 한 미모의 살인범이 결국 사형 선고를 받았다.
9일 펑파이신문(澎湃新闻) 등 현지 언론은 지난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중국 장시성 난창(南昌)시, 저장성 원저우(温州)시, 장쑤성 창저우(常州)시, 안후이성 허페이(合肥)시에서 4건의 납치, 강도, 살인 사건에 가담한 라오롱지(劳荣枝, 47세)가 난창시 중급인민법원 1심 재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라오롱지는 25년 전 중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던 ‘커플 연쇄 살인 사건’의 살인범이다. 평범한 가정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초등학교 어문 교사로 재직하던 중 한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 남자의 이름은 파즈잉(法子英), 라오롱지보다 10세 연상이었던 그는 라오롱지와 만날 당시 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남편이었다.
과거 8년간 옥살이를 했다는 사실도, 이미 가정이 있다는 사실도 라오롱지의 사랑을 멈출 수는 없었다. 파즈잉과 함께 떠난 그녀는 이후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걷게 된다. 두 사람의 범행은 1996년 난창에서 일가족 3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뒤 그들의 재산을 챙기면서 시작됐다. 이후 이들은 3년간 원저우, 허페이 등으로 지역을 옮겨 다니면서 총 7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1999년, 라오롱지의 남자친구 파즈잉은 경찰에 붙잡혀 사형을 선고받고 총살당했다. 라오롱지는 도주한 뒤 무려 20년을 숨어 지냈다. 그리고 범행을 저지른 지 20여 년 만에 지난 2019년 샤먼시에서 붙잡혔다.
20년의 도주 기간 동안 그녀는 새 남자친구를 사귀면서 일상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의 도주기간 함께 지냈던 남자친구는 “라오롱지는 품위있고 아름다운 여성이었다”며 “그녀는 여가 시간 피아노, 바이올린을 연주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참 열심히 생활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두 마리의 개를 키우기도 했다. 남자친구와 이웃은 그녀가 과거 7명을 살해한 연쇄 살인범이라는 사실을 안 뒤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일’이라며 경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여 년 만에 법정에 선 라오롱지는 자신은 전 남자친구인 파즈잉의 협박을 받아 이 같은 범행에 참여했을 뿐 자신 역시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라오롱지는 “당시 나는 21세, 22세 밖에 되지 않았다”, “잠시 정신이 멍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난창시 중급 인민법원은 피고인 라오롱지를 범행의 주범으로 결론짓고 그녀의 범죄 수법이 매우 잔인하고 범행 결과가 끔찍하여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바 1심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사형 선고를 들은 라오롱지는 크게 오열하며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