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쉬후이구(徐汇区)에 오픈한 프라다 슈퍼마켓 팝업 스토어에서 한 여성이 야채를 구매한 뒤 ‘인증샷’을 찍고 해당 야채를 쓰레기통에 버린 일이 알려져 논란의 중심에 섰다.
12일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가 우중(乌中)마켓과 손잡고 상하이 쉬후이구 우루무치중루(乌鲁木齐中路)에 ‘프라다 슈퍼마켓’을 오픈했다.
프라다 슈퍼마켓은 프라다의 가을, 겨울 컬렉션 홍보를 위한 프로모션으로 9월 26일부터 10월 10일까지 14일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팝업스토어다.
마켓 간판은 고급스러운 자카드 무늬 배경에 프라다 대표 로고가 새겨졌다. 2000평방미터 규모의 슈퍼마켓 내부에는 각종 야채, 과일이 ‘FEELS LIKE PRADA’ 글자가 적힌 고급스러운 무늬의 포장지로 싸여져 손님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팝업스토어 오픈 기간 동안 20위안 이상을 구매한 고객에게 2021 프라다 가을∙겨울 무늬의 한정판 쇼핑백을 무료로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이 모든 것들은 평소 프라다 제품을 애용하는 고객을 비롯해 다수 인플루언서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팝업스토어 오픈 기간 매장 앞에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고 세련된 옷을 입은 젊은이들은 매장 안팎에서 ‘인증샷’을 찍기 바빴다.
중국 틱톡 더우인(抖音), 웨이보(微博), 샤오홍슈(小红书) 등 SNS 플랫폼은 상하이 프라다 슈퍼마켓을 다녀간 후기가 이어졌다. 인플루언서들은 다양한 포즈로 매장 안에 있는 야채, 과일 등을 선보였다.
그러나 팝업스토어 운영 마지막 날인 10일, 한 젊은 여성이 ‘인증샷’ 용도로 구매한 야채를 매장에서 나오자 마자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환경미화원은 아연실색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누리꾼들은 “현실판 ‘매독환주(买椟还珠, 구슬 상자를 사고 주옥을 되돌려주다)’가 재현됐다”, “허영이 지나쳐 식재료 낭비가 얼마나 그릇된 일인지조차 판단이 안 되는 듯”, “지나가는 노인에게 줄 수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신선한 야채를 사자 마자 버릴 수 있는가”라며 안타까워했다.
논란이 일자 중앙CCTV신문도 평론을 통해 “현대 마케팅은 갖은 술수를 써도 비난할 수 없으나 현실적인 생활이 결코 쇼의 무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SNS에 ‘좋아요’를 수집해 주는 사치품 쇼핑백보다 낭비하지 않는 자각, 물자를 소중히 하는 습관, 노동자의 수고를 존중하고 허영을 깨뜨리는 용기야 말로 가장 비싼 사치품일 것”이라고 일침했다.
한편, 프라다는 상하이 외에도 도쿄, 밀라노, 뉴욕, 로마, 파리 등에서 이와 비슷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