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 도입 국가가 점차 늘어나면서 중국의 도입 시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전염병 전문가가 현 방역 단계와 추후 전망을 내놓았다.
9일 재신망(财新网)에 따르면, 정광(曾光)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전 감염병학 수석전문가는 6일 제4회 수입박람회 홍차오국제건강과학기술혁신포럼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세계적으로 소멸될 수 있는 조건이 없으므로 공존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광은 “과거 인류가 유일하게 소멸시킨 바이러스 ‘천연두’는 사람이 유일한 숙주라는 점, 변이가 다수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전형적 증상이 있다는 점, 우두 백신이 크게 효과적이었다는 점 등의 특징이 있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이러한 특징이 없어 인류와 장기간 공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광은 코로나19 출현 이후 중국의 방역 조치를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첫 번째 단계는 코로나19가 폭발한 뒤 백신이 보급되기 전인 지난해 말 까지다. 이 단계는 전국 체제의 불특정 방역으로 임상 응급, 공공위생 대책의 방역 조치가 특징으로 꼽힌다.
이어 두 번째 단계는 올 초 이후 집단면역 장벽이 구축되는 시점으로 전국 체제 방역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 불특정 방역 조치가 시행되는 시기다. 현재 중국이 시행하는 방역 조치가 이 단계에 해당된다고 정광은 분석했다.
이어 세 번째 단계는 집단면역 장벽이 구축된 이후 일상 방역 조치’가 시행되는 시기로 지금으로부터 1~2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시기에는 전국 체제의 불특정 방역이 중단되고 강제성 격리, 폐쇄 없이 일상 방역 조치가 시행된다.
정광은 “전국체제의 방역 조치는 국가가 비상사태에 돌입해 전사회의 역량을 총동원해 통제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바로 이것이 첫 번째 단계 중국 방역 성공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 주민 핵산검사 시행 등 일부 지역에서 과한 방역 조치를 시행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이는 전국을 위한 조치”라며 “모기 보고 칼을 빼는(杀鸡用牛刀) 이 같은 방역 조치는 국지적인 방역을 강화해 나라의 안정을 이루는 것”이라고 긍정했다.
코로나19 방역의 끝은 어디인지, 방역 조치가 언제 완화될지에 대해 정광은 과학 및 공공위생, 경제 발전, 사회 안정, 국제 관계라는 네 가지 시각에 따라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이중 과학 및 공공위생을 가장 중시하고 그 다음이 경제 발전”이라며 “영국, 싱가포르, 한국, 태국 등이 최근 잇달아 국경을 개방하고 있는 것은 경제 발전, 사회 안정에 대한 압박과 실업률, 당파 경쟁 등의 영향을 받은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현재 경제 및 사회 안정에 대한 압박이 이들 국가들만큼 크지 않다”며 “따라서 타 국가의 어느 부분을 중국이 배우고 참고해야 할지는 지도자들이 판단하여 적절한 시기에 방역 통제 조치를 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7일까지 중국 코로나19 백신 접종 회차는 누적 23억 3100만 회차로 약 10~11억 인구가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호흡기질환 최고 권위자 중난산(钟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올해 연말까지 전국민의 백신 접종률은 80% 이상으로 집단면역이 구축에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부스터샷은 집단면역 구축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부스터샷을 맞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국가 집단면역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