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차량용 요소 부족 문제로 한국의 유통업, 건축, 철도, 자동차 제조 등 업계가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는 데 대해 중국 언론도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9일 펑파이신문(澎湃新闻)은 지난달 중국이 차량용 요소 전용 원료에 대해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한 뒤로 한국이 심각한 ‘요소 위기’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달 11일 81호 공고에서 “10월 15일부터 수출 화학비료 관련 29개 10자리 해관 상품번호에 대해 해관감독조건 ‘B’를 추가 설치하고 해관총서는 관련 상품에 대한 수출 상품 검사제도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검사 품목에 요소가 포함되면서 이후 중국에서 수출되는 요소는 중국 출입국검역국으로부터 검역보고서를 발급받아야만 통관할 수 있게 됐다.
신문은 “한국의 차량용 요소 생산은 대부분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중국이 요소 수출을 제한하면서 요소 생산과 소비 문제에 직면한 한국은 며칠째 이 문제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요소 대란’ 현상에 대해 신문은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 외에도 한국 내부 요인이 차량용 요소 부족 문제가 발생하게 된 중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한국 국내에 차량용 요소 생산 업체가 있었으나 석탄이나 천연가스 생산 국가의 차량용 요소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현지 업체들은 지난 2013년 전후로 상장 폐지됐고 이는 현재 한국이 차량용 요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게 된 결정적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이 밖에 한국은 ‘디젤차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디젤차 수가 많다는 점도 지적됐다. 실제로 한국에 등록된 자동차 2600만 대 중 디젤차는 1000만 대 이상으로 그만큼 차량용 요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자급자족이 불가능한 현실적 문제도 이번 ‘요소 대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신문은 차량용 요소 확보를 위해 한국 정부는 지난 5일 전문팀을 꾸려 매일 공급 상황을 적극 관리하고 8일 차량용 요소 ‘매점매석’ 행위와 불법 유통에 대해 본격적인 단속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외교적 측면에서 한국은 중국과 지속적으로 소통을 하는 한편 호주에서 2만 리터의 차랑용 요소를 수입하고 베트남 등 다른 국가와 협상을 지속해 연내 수천 톤의 차량용 요소를 수입할 계획이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9일 이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한국측 요구를 중시하고 있으며 해결을 위해 한국과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요소 등 반드시 검사해야 할 수출입 품목 목록을 조정하는 것은 관리를 개선하는 데 필요한 조치이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