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쇼핑축제 ‘솽스이(双十一, 11월 11일)’가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진행됐다.
11일 중국신문망(中国新闻网) 등 현지 매체는 올해 솽스이는 실시간 매출 신기록 달성을 앞다투어 자랑하던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대형 행사도, 할인을 받기 위해 밤을 새우는 소비자의 풍경도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11일 자정이면 화려한 조명과 함께 실시간 매출을 공개하던 타오바오의 무대 행사는 올해 개최되지 않았다. 타오바오, 톈마오, 징동, 쑤닝 등 각 플랫폼의 실시간 매출 신기록 소식을 쏟아내던 현지 언론 분위기도 크게 바뀌었다. 일부 매체는 오히려 솽스이 기간 과소비, 배송 지연, 품질, 사후 서비스 문제 등을 지적하며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할인을 받기 위해 졸린 눈을 부여잡고 자정까지 기다리던 소비자들의 풍경도 바뀌는 분위기다. 징동은 ‘#오늘 밤은 밤을 새우지 않아도 된다’는 해시태그와 함께 전날인 10일 밤 8시부터 할인 행사를 오픈했다.
현지 매체들은 올해 솽스이 기간 국산 제품 매출이 급증했다는 점과 신규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다수 등장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11일 바이두가 발표한 ‘바이두 검색어 2021 솽스이 빅데이터’에 따르면, 솽스이 기간 국산 제품의 검색량은 전년도 동기 대비 43% 급증하면서 최근 3년새 가장 큰 성장률을 기록했다. 검색량이 가장 많은 국산 브랜드로는 화웨이, 샤오미, 안타(安踏)가 상위 3위에 올랐다.
이 밖에 우유 브랜드 런양이터우뉴(认养一头牛), 전기 자전거 브랜드 야디(雅迪), 스포츠 의류 업체 홍싱얼커(鸿星尔克) 등에 대한 관심도 전년도 동기대비 각각 601%, 461%, 367% 크게 늘었다.
톈마오는 지난 1일부터 11일 0시 45분까지 솽스이 할인행사에 참여한 국산 중소브랜드 411곳이 지난해 매출 100만 위안에서 올해 1000억 위안까지 뛰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1000만 위안 매출을 기록한 40개 국산 브랜드가 올해는 1억 위안을 돌파했다고 강조했다.
징동도 사전 오픈한 4시간 동안 중국 라오즈하오(老字号, 백년 전통의 브랜드) 상품 판매량이 전년도 동기 대비 105%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당국의 적극적인 반독점 규제로 행사 기간 타오바오, 징동 두 플랫폼에만 집중됐던 소비가 올해는 보다 다양한 플랫폼으로 분산됐다. 바이두 빅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솽스이 기간 소비자가 검색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타오바오, 징동, 핀둬둬 등 7개에 불과했던 반면, 올해는 이 밖에샤오홍슈, 더우인 등 10개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타오바오, 징동의 점유율은 지난해 각각 34%, 27%에서 올해 24%, 18%까지 떨어졌다.
올해 라이브커머스 매출이 급증한 점도 눈에 띈다. 빅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30일간 라이브커머스 관련 검색어는 전월 대비 14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가장 중국 양대 인기 쇼핑 호스트인 리자치(李佳奇), 웨이야(薇娅)가 가장 높은 검색량을 기록했고 그 뒤를 치웨이(戚薇), 뤄용하오(戚薇), 쉐리(雪梨)가 이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