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 씨트립(携程)이 ‘3+2(주 3일 사무실 출근, 2일 재택 근무)’ 혼합근무제를 전면 도입키로 했다.
14일 재신망(财新网) 등에 따르면, 씨트립은 오는 3월 1일부터 회사 각 사업부, 기능부처를 대상으로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1~2일 혼합 근무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약 3만 명에 달하는 씨트립 전 직원은 성별, 직급과 상관없이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근무 장소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집, 커피숍, 리조트 호텔 등 근무지는 제한되지 않으며 급여는 이전과 동일하다.
이에 앞서 씨트립은 지난해 8월 직원 1600여 명을 대상으로 혼합근무제를 시범 실시한 바 있다. 6개월간의 시행 결과, 직원들의 참여 의사는 60%까지 올라갔고 업무 성과에는 큰 영향이 없었으며 이직률은 3분의 1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혼합근무제에 참여한 직원 대다수는 통근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93.6%),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기 좋다(78.4%), 행복도가 높고 일에 있어서도 더욱 창조적으로 임하게 된다(75.1%)는 등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9년 말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전세계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씨트립도 큰 타격을 입었다. 2020년 씨트립 순영업이익은 전년도 동기 대비 49% 하락한 183억 위안(3조 4500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019년 70억 위안 흑자에서 32억 위안으로 적자 전환했다. 항공권, 호텔 양대 핵심 업무 수익은 반토막이 났고 경영성 현금흐름 순액은 마이너스 38억 2300위안까지 하락했다.
본토 코로나19 상황이 점차 안정되면서 씨트립은 지난해 전 3분기 힘겨운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전 3분기 순이익은 2억 8400만 위안(3조 4500억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의 56.7% 수준까지 회복했다.
한편, 코로나19 영향으로 아마존,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 다수도 혼합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구글은 직원 10명 중 2명은 영구 재택근무, 6명은 일주일에 3일 사무실 근무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어 10월 아마존은 2022년 1월부터 각 팀별 책임자가 사무실 근무 시간을 유연하게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국 누리꾼은 ‘996(아침 9시 출근, 저녁 9시 퇴근, 주 6일 근무)’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타 기업들도 씨트립의 혼합근무제를 본받아 시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일부 누리꾼은 일과 생활이 분리되지 않은 근무 환경은 오히려 추가 근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