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그룹이 알리바바그룹과의 사업 왕래를 정리하며 ‘거리 두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26일 재신망(财新网)은 알리바바가 26일 발표한 2022 회계연도 연간보고서에서 앤트그룹과의 파트너 구조, 비즈니스 협력, 데이터 공유 등 여러 분야에서 중대한 조정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먼저, 파트너 구조에서 2022 회계연도 말(2022년 3월 31일)까지 알리바바의 파트너는 총 29명으로 전년도보다 9명이 줄었다. 이중 앤트그룹 경영진은 앞서 은퇴를 선언한 일부 인원을 제외하고 총 7명이 알리바바그룹 파트너 팀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알리바바가 최근 발표한 ‘파트너십 협정’에서 알리바바그룹 인사만 파트너를 맡도록 개정한 탓이다. 이에 따라 2022년 5월 31일부터 알리바바 그룹 관계자들은 더 이상 알리바바의 파트너 역할을 하지 않게 된다.
앤트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조치는 기업 경영 구조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더욱 높이고 주요 주주인 알리바바와의 분리를 강화하며 양측 이사회와 경영진이 경영 관리에서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리바바 내부에서 파트너의 역할은 그룹 전체 의사결정의 핵심으로 이사회를 주도, 이사회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 파트너 표결은 1인 1표 행사를 기본으로 파트너 수는 정해진 바 없다. 실제로 알리바바 파트너 지명은 최소 5명의 파트너로 구성된 파트너위원회가 책임지고 있다.
현재 알리바바 파트너십 위원회는 마윈, 차이총신, 장용, 펑레이, 왕레이로 임기는 5년이다. 이중 마윈과 차이총신은 연속 멤버, 즉 영구 파트너로 나머지 파트너의 인사, 보수 배분권을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알리바바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파트너십 그룹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앤트그룹의 전신인 알리페이는 알리바바 산하인 만큼 기업 문화가 서로 맥을 같이 한다. 과거 앤트그룹의 일부 경영진은 알리바바의 파트너로 활동해 왔고, 문화 전승을 목적으로 앤트그룹이 독립 그룹으로 나온 뒤에도 여전히 알리바바의 파트너로 남아있었다. 실제로 이번 파트너십 탈퇴 전까지 징셴동(井贤栋) 앤트그룹 CEO도 알리바바그룹 이사회 이사, 파트너십 멤버였다.
앤트그룹의 상장이 무산되고 중국 관련당국의 지속적인 규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앤트그룹 경영진이 알리바바로 ‘분리’되려는 일련의 행동을 두고 업계는 앤트그룹이 연대 리스크를 줄이고 보다 독립적이 되기 위해 주요 주주인 알리바바와의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