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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지은이), 류시화 (옮긴이) | 열림원 | 2002년 8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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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지만
푸른 하늘, 햇빛, 아이들의 눈과 같은 경이로움들도 가득하다.
고통만이 전부는 아니다.
우리는 삶의 수많은 경이로움과도 만나야 한다.
그것들은 그대 안에,
그대 주위의 모든 곳에,
그리고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
-틱낫한
20년 전 열림원에서 펴냈고 난 이 책을 내 책 귀신 친구의 책장에서 들고 왔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우리는 매일 아이들을 데리고 놀이터와 학교와 공원으로 먹이고 놀리고 씻기는 일로 하루가 바빴던 날들 중에 내 친구는 나에게 이 책 이야기를 했던 거다.
우리는 늘 무얼 할 때 머릿속으로는 이거 한 다음엔 저 일을 해야지 하고 생각한다고. 저 일을 하게 되면 또 다음엔 무얼 할 건지 자꾸자꾸 앞일을 떠올리게 된다고. 그런데 갑자기 "다 왔다. ", " 도착했다."라는 말을 하면 , 달려가는 생각도 멈추게 되고 현재에 머무르게 된다고. 그게 참 좋더라는 얘기를...
그대는 도착하기 위해 걷는 것이 아니다. 단지 걷기 위해 걷는 것이다. 모든 걱정과 불안을 떨쳐 버리고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 걷는 동안 마치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인 것처럼, 그렇게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면 둘, 셋, 넷, 그리고 다섯 걸음도 평화롭게 내딛을 수 있다.
그런데 그동안은 읽어도 별 감흥이 없던 틱낫한의 평화로움이 웬일인지 요즘 문득 내게 재미있고 놀랍게 느껴진다.
삶은 두렵고도 경이롭다.
명상을 한다는 것은 그 둘 다와 만나는 것이다.
명상을 하려면 심각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라.
사실 명상을 잘하기 위해선 많이 웃어야 한다.
숨을 들이쉬면서,
마음에는 평화
숨을 내쉬면서,
얼굴에는 미소
갑자기 이런 얘기가 너무 와닿는 건 왜인지 모르겠다. 명상은 잘 못하지만, 살면서 참 답이 없는 상황일 때 잠시 멈춰 깊게 숨을 마시고 내쉰다. 가슴이 조이는 것 같고 답답해질 때는 자연스럽게 그렇게 하게 되는데, 그러면 좀 살 것 같아지고 그랬다. 조이는 배 앞에 단추 하나를 풀어 놓는 거처럼. 주변에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그럴 때일수록 해 줄 수 있는 말은 숨을 깊이 내쉬고 다시 마셔보라고 권하게 된다.
실제로 호흡이 내 몸을 편안하게 하고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걸 느낀다. 만일 우리 자신이 평화롭다면, 우리 자신이 행복하면, 우리는 미소지을 수 있다. 하나의 꽃처럼 피어날 수가 있다. 그 때 우리의 가족, 우리의 사회 전체가 우리 자신의 평화로부터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은 바로 지금 이 순간임을 깨닫는 것이다.
홍현주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하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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