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포빙의 라오포(老婆 ǎopó)는 ‘아내, 마누라, 처’의 뜻으로 와이프가 만든 밀가루 전병이란 뜻으로, 차와 함께 먹었던 중국 과자의 한 종류이다.
[사진=라오포빙 老婆饼 lǎo pó bǐng(바이두)]
라오포의 유래는?
옛날 광동성 차오저우(潮州) 지역에서 다과를 만드는 제과사가 광저우(广州) 지역의 유명한 찻집에서 파는 다과를 사서 집에 있는 아내에게 선물했다. 맛을 본 아내는 어디서 이런 형편없는 다과를 사 왔냐며 화를 내며 친정집에서 만들어 먹던 라오포빙의 다른 이름 ‘동과자오(冬瓜角 dōng guā jiǎo)’와 비교할 수준도 되지 않는다고 혹평을 했다. 심기가 불편해진 제과사는 아내에게 어디 한 번 얼마나 맛있는지 만들어 보라고 했고, 맛을 본 제과사는 아내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고 이 동과자오를 가지고 다시 광저우의 찻 집을 찾아갔다.
맛을 본 찻 집 주인 역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누가 만들었는지 물었다. 차오저우에 있는 아내가 만든 것이라고 대답하니 주인은 바로 제과사에게 이 찻집에서 만들어 팔아 달라고 부탁했고 그 후로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재료는 무엇?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라오포빙에는 호박의 일종인 동과(冬瓜 dōngguā)에 찹쌀을 섞어 속을 만들고, 겉은 여러 겹의 패스트리로 쌓여있다. 반으로 쪼개면 초코파이 속의 마시멜로가 늘어나듯 찹쌀속이 쭉 늘어나 쫀득한 식감을 맛볼 수 있다.
지금은 아예 찹쌀과 호박이 들어가지 않고 콩만 갈아 넣은 라오포빙도 있고, 자색 고구마가 들어간 것도 있고, 그 종류가 다양하지만, 가장 추천하고 싶은 맛은 오리지널 버전인 찹쌀과 하얀 호박이 들어간 라오포빙이다.
어디서 팔지?
기성 제품으로 만들어 파는 라오포빙도 처음 먹으면 맛있지만 그래도 중국식 제과전문점(点心店 diănxīn diàn)에서 셴주오셴마이(现做现卖 xiàn zuò xiàn mài) 즉, ‘그날 만들어 그날 바로 판다’는 라오포빙과는 비교가 안된다. 예전에 비하면 점포 수가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찾아보면 주변에 파는 곳이 많다.
鲍酥生 bào sū shēng,泸溪河 lú xī hé,吴酥生 wú sū shēng,詹记桃酥 zhān jì táo sū ,唐饼家 táng bǐng jiā 등등이 라오포빙 뿐만 아니라 중국식 과자를 파는 곳으로 유명하다. 홍콩의 유명 브랜드인 奇华饼家 qí huá bǐng jiā 의 라오포빙도 홍콩 쇼핑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다. 이제 제법 날씨가 쌀쌀해졌다. 진한 홍차 한 잔에 라오포빙을 강력 추천한다.
<중국식 제과전문점 추천 제품>
[사진=중국식 제과전문점 추천 제품(정리_ 반장엄마)]
-1번~8번까지는 누구나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맛이고, 9~11번은 호불호가 확실한 제품이다.
-酥는 바삭한 패스트리처럼, 구웠을 때 여러 겹으로 나오게 만드는 밀가루 반죽을 말한다. 잘 부서지는 특성이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펑리수는 대만식인데, 중국에서 말하는 酥보다는 두껍다.
-芋는 타로, 곧 토란을 말하는데 토란이 들어간 모든 제품은 보라색이다. 자색 토란을 쓰기 때문인데, 색을 진하게 내려고 색소를 섞기도 한다. 보라색 아이스크림을 본 적이 있다면 그것은 토란 아이스크림인데, 반드시 먹어보길.
-9번 두리안을 많이 넣은 榴莲千层酥는 두리안 향이 많이 나 안 먹는 사람은 냄새 맡기도 싫어한다.
-10번 海苔小贝를 감싸고 있는 돼지고기포 가루는 짭쪼름한 맛에 한 번 빠져들면 쉽게 헤어 나오기 힘들지만, 지저분한 비주얼 때문에 먹어보지도 않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11번 蛋黄酥 안에 들어 있는 짠 노른자는 오리알의 노른자이다. 월병이나 빵,과자에 들어있는 노른자도 대부분 오리알의 노른자를 소금 속에 넣어 만든 것이다. 노른자 특유의 비린내가 나는 제품이 많아 외국인에겐 호불호가 강하다.
반장엄마(erinj1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