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역사의 영국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더바디샵(The Body Shop)이 최근 미국과 캐나다에서 파산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누리꾼들은 “내 청춘의 일부분이 사라졌다”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14일 홍성신문(红星新闻)에 따르면, 현재 미국 더바디샵 매장 50곳과 캐나다 매장 105곳 중 33곳이 폐쇄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더바디샵 영국이 파산 신청을 한 데 이어 더바디샵 US도 지난 1일 운영을 중단한다고 공식 밝혔다. 더바디샵 US는 지난해 12월 종합투자회사인 아우렐리우스그룹에 인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더바디샵 캐나다도 파산 신청 후 온라인 재고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더바디샵은 미국, 캐나다 지역의 파산 절차가 글로벌 네트워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프랑스 59개 매장과 7개 가맹점이 제품 공급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히는 등 파급은 이미 시작된 양상이다. 프랑스 매장 직원 260명의 3월 급여 지급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프랑스 공식 홈페이지는 현재 ‘서비스 보수 중’으로 운영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중국 지역까지는 여파가 미치지 않고 있다. 실제로 현재 톈마오(天猫) 공식 플래그십 스토어는 정상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더바디샵은 자연주의 화장품으로 지난 1976년 환경, 동물운동가 애니타 로딕이 영국에서 설립한 뒤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동물에 해를 끼치지 않고 환경보호를 주장하는 더바디샵은 지난 1989년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인 세계 최초 화장품 브랜드이기도 하다.
파산 신청을 하기 한 달 전인 지난 1월 더바디샵은 모든 제품이 비건협회 인증을 통과했다고 밝혀 세계 최초 100% 비건 제품으로 구성된 화장품 브랜드로 꼽혔다.
그러나 지난 2006년 글로벌 뷰티 브랜드 로레알이 더바디샵을 인수한 뒤 2017년 브라질 최대 화장품 생산업체 나투라앤코(Natura&Co)에 다시 넘겨졌고 지난해 대폭 떨어진 몸값으로 독일계 사모펀드 아우렐리우스 그룹에 인수되는 등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는 고비를 맞았다. 최근에는 특히 실적 부진까지 더해져 모기업 실적에 발목을 잡는 존재로 추락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더바디샵 순수익은 전년도 동기 대비 15% 감소했고 같은 해 1~9월 브랜드 순수익은 전년 대비 14.6% 감소했다.
중국 현지 누리꾼들은 더바디샵의 파산 소식에 안타깝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누리꾼들은 “더바디샵 제품은 정말 좋았는데 너무 아쉽다”, “내 청춘의 일부가 사라졌다”, “내 첫 번째 향수가 더바디샵 제품이었는데”, “중국 지역 운영은 계속 됐으면 좋겠다”는 댓글을 달았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