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한국에서 방영했던 어린이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의 등장인물 루피. 루피는 귀여운 외모와 소심한 성격을 가진 소녀 비버 캐릭터로, 한국 어린이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최근 들어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도 루피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어린이들의 친구 루피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잔망루피의 탄생
[사진=루피의 원본 캐릭터(左)와 화제가 됐던 2차 창작된 루피(右) (출처: 네이버)]
루피가 어떻게 다시금 인기를 얻게 되었는지 이해하려면 우선 잔망루피에 대해 알아야 한다. 잔망루피는 루피의 스핀오프 캐릭터이다. 트위터의 한 유저가 루피의 얼굴에 재미있는 표정을 합성해 올린 게시글이 크게 화제를 끈 이후, 다양한 2차 창작이 대유행을 맞이했다. 이후 뽀롱뽀롱 뽀로로의 공식 판권사인 아이코닉스 측에서 정식으로 잔망루피를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출시하며 새로운 캐릭터의 탄생을 알렸다.
젊은 층의 공감을 이끌어낸 잔망루피
[사진=출근을 해버려서 안타까워하는 잔망루피(출처: 네이버)]
애니메이션 속 등장하는 루피의 성격은 소심하고 수줍음이 많아 뽀로로의 무모한 행동을 지켜보며 뽀로로의 자유로움과 대범함을 부러워한다. 그러나 새롭게 창작된 루피는 우스꽝스러운 얼굴과 현실적인 문구들을 추가해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MZ세대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가며 공감을 이끌었다. 이러한 화제성을 증명하듯 한국의 유명 개그맨이 루피의 분장을 하고, 유명 명품 브랜드 불가리의 표지모델로 등장하는 등 루피는 현재 명실상부 한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진=오늘도 한 것은 없지만 그래도 수고했다는 루피의 이모티콘 (출처: 샤오홍슈)]
이러한 인기는 중국 역시 다르지 않았다. 수줍음이 많고 예민한 루피의 성격은 갓 사회로 진출한 젊은이들의 모습과 비슷했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루피와 재치 있는 문구들은 중국의 MZ세대들의 공감을 자극했다. 거듭된 2차 창작과 위챗 이모티콘을 통한 홍보를 통해 루피는 중국에서도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
[사진=난징의 유명 쇼핑몰, 입점해 있는 다양한 루피의 인형을 볼 수 있다.(출처: 직접 촬영)]
실제로 중국의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곳곳에서 루피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 버거킹은 루피를 광고 모델로 앞세워 신메뉴를 홍보하고, 중국의 밀크티 브랜드인 러러차(乐乐茶)는 루피와 콜라보한 음료를 출시했다. 미니소 역시 루피 관련 제품을 출시했는데, 출시 당일부터 루피 인형이 품절되는 등 다양한 지표들이 루피의 인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루피 열풍… 과연 언제까지
그러나 매일같이 새로운 유행이 생겨나고 유행의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는 오늘날, 루피가 언제까지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현재의 인기를 유지해 나아갈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학생기자 허준혁 (난징대 광고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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