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6일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중앙정부 관리에게 애플의 아이폰을 포함한 외국산 통신 기기의 휴대와 업무에 대한 사용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애플의 주가는 3.58% 하락하며 100억 달러에 가까운 손해를 보았다. 또한 2023년 12월 16일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최소 8개 성 내 정부 부처와 국영기업 직원들에게 업무용 스마트폰으로 중국 제품을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에서 아이폰 사용에 대한 제재 유무가 거의 확실시됐지만, 2023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은 출하량 기준 17.3%로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사진=아이폰 15출시 오픈런 사진(출처: 구글)
애플도 중국 사랑
애플 입장에서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경제 대국인 중국에서의 매출은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올해 초 애플은 주력 기종인 아이폰 15의 판매가 둔화되자 이례적으로 할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1월 15일 중국 홈페이지를 통해 10월에 출시했던 아이폰 15의 가격을 최대 500위안 (한화 약 9만 3,000원)할인한다고 공지했다. 1월 18일부터 21일까지 했던 한정 할인이었지만, 정가 판매 전략을 고수해 왔던 애플이 공식 판매 채널을 통해 새 모델을 할인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 CNBC는 “1월 첫째 주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 감소했다”라는 투자은행 제프리스 보고서를 근거로, 애플이 중국에서 이례적인 할인에 나선 것은 아이폰 판매를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애플에서는 국가별로 출시일을 달리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은 주로 2~3차 출시국으로 분류 돼있지만, 중국의 경우 미국, 프랑스, 영국과 더불어 1차 출시국 안정권에 속해 있다. 애플의 CEO 팀쿡은 꾸준히 중국을 찾고 있으며 상하이에서 가진 중국 언론을 통해 “애플의 공급망에 있어서 중국보다 더 중요한 지역은 없다”라고 말했다. 애플이 중국을 그저 규모가 큰 시장뿐만 아니라 다방면으로도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 여실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사진=아이폰 15(출처: 구글)]
애플 중국에서의 적신호
시장조사기관 IDC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아이폰의 중국 내 점유율은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중국 전체 스마트폰 시장은 5% 줄어들었고 경쟁업체 출하량도 10% 안팎으로 감소한 것과 달리 아이폰은 2.2%밖에 줄어들지 않았지만, 중국 시장에서 애플에 대한 미래는 그리 밝다고 보기 어렵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 포인트 리서치의 조사 결과 아이폰 15의 출시일인 지난해 9월 22일부터 17일 동안의 판매량은 전작보다 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에서 새로운 아이폰이 나오면 한동안 품귀현상이 있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자랑했지만 조금씩 인기가 시들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2024년 3월 5일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보고에 따르면 애플의 올해 첫 6주 동안의 매출이 24%나 감소했다. 반면 화웨이는 판매량이 64% 급증해 선전한 것으로 알려지며 중국 내 애플에 대한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멍멍장(meng meng zhang) 수석 애널리스트는 고가 제품 시장 사이에서 화웨이의 강력한 경쟁력이 애플을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아이폰 15는 이전 모델과 크게 달라진 곳이 없어서 기존 세대 아이폰을 바꿀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아이폰의 부진과 화웨이의 성장이 맞물리며 애플의 중국 내 스마트폰 점유율도 19퍼센트에서 15.7퍼센트로 하락했고, 판매량 순위 역시 2위에서 4위로 가라앉았다.
비보가 1위, 화웨이가 2위, 아너가 3위를 차지했고, 샤오미와 오포도 애플의 뒤를 추격하고 있는 형식이다. 실제 구이저우대학 3학년 공상관리 학과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을 취재해 본 결과 ‘아이폰보다 국산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이 더 편하게 느껴지고, 굳이 아이폰으로 바꿔야 할 메리트를 모르겠다’며 애국 소비와 중국산 휴대폰의 품질상승 등을 이유로 꼽았다.
애플의 대항마 화웨이
[사진=메이트 60 프로 사진 출처: 구글)]
중국 내에서 애플을 가장 위협하고 있는 기업 중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화웨이가 있다. 애플의 점유율이 주춤하는 동안 화웨이의 판매량은 상승하며 1년 만에 9.4%인 점유율에서 7.1% 상승한 16.5%까지 기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멍멍장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오표와 비보 샤오미 등 중국업체들이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애플이 화웨이의 부상으로 인해 하이엔드급 제품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8월 출시한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의 인기가 큰 역할을 했다. 중국 반도체 기업 SMIC가 제조한 7nm(나노미터, 1nm=10억분의 1m) 프로세서를 장착해서 성능을 끌어올린 제품이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제재로 인해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최신 반도체를 수입해서 넣을 수 없게 된 만큼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화웨이는 중국산 반도체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극복해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중국 태블릿Pc 시장에서 화웨이가 애플을 뛰어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시장조사 업체IDC에 따르면 화웨이는 태블릿 Pc 시장에서 점유율 30.8%를 달성하며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6% 늘어난 점유율이다. 같은 기간 동안 애플의 점유율은 6.7% 감소해서 30.5%에 그쳐 2위를 기록했고 그 뒤를 샤오미, 아너, 레노버 등 중화권 업체들이 9.4%, 7.6%, 7.2%로 뒤를 이었다. 스마트폰이 아닌 태블릿 pc분야에서 애플을 뛰어넘은 것은 화웨이가 애플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중국은 애플 매출의 19% 정도 차지하는 큰 시장이다. 중국 기업인 화웨이의 빠른 성장과 자국 기업에 대한 중국인의 커져가는 관심 등으로 인해 애플은 위기를 앞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IT 기업 중 하나인 애플이 중국에서의 이번 위기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학생기자 유형규(저장대 공상관리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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