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环球时报(2024. 5.16.)
5월 14일, 미국은 전기자동차, 반도체, 태양광 배터리 등 일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거의 같은 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중 인공지능 관련 정부 간 회담이 처음으로 열렸다. 모순적 양상으로 보이는 이 두 대국 간의 게임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게임은 본질적으로 세계 최대 경제체인 미국의 발전이 구조적 도전에 직면하면서 중국으로 대표되는 다른 국가와의 국제 경제 및 무역 게임을 수행할 때 규칙을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인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미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깊이 분석하고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을 과학적으로 전망하며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중국이 직면한 장기적인 과제이다.
2024년 미국 경제의 가장 큰 정책적 제약은 국제 지정학적 이슈이다. 즉 미국 경제 정책은 장기전으로 확장될 리스크가 있는 우크라이나-러시아 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문제에 직면해있다. 인터넷 시대 속의 미국의 정치계는 '선거의 경제학'이 주도하고 있다. 2024년은 미국 대선의 해이다. 민주당의 연임에 가장 큰 부정적 요인은 미국 내의 고질적인 인플레이션, 기록적인 정부 부채,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자금을 투자하여 유라시아의 지정학적 '파쇄대*'의 국지적 분쟁 양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 파쇄대(fracture zone): 심해저에서 단층에 의해 형성된 불규칙한 형태의 해저지형이 직선상으로 연결된 지대
바꾸어 말하자면, 미국 경제 분야의 관료들이 경제 성장의 장단기적 이익을 균형 있게 발전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요소인 표심 때문에 2024년 미국 거시경제 정책의 장기적 이익을 포기하고 단기적 이익에 유리하게 만드는 것이 아쉬운 부분인 것이다. 이를 미중 무역 분야에 반영한다면, 미국은 실리콘밸리의 혁신성이라는 장점을 살려 거대한 중국 시장을 공략해야 함에도, 투표를 의식해 보호무역주의를 내걸고 결국 중국을 AI 분야의 잠재적 협력자에서 실질적 경쟁자가 되도록 내몬 것이다. 이러한 양상은 이미 반도체 분야에서 일어난 바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3% 이상이라는 전년 동기 대비 수치는 2024년 말까지는 하락하기 어렵고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인플레이션 구조 측면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코로나 기간 에너지 및 국제 공급망을 특징으로 하는 수입인플레이션*에서 자국 내의 임대료 및 임금을 특징으로 하는 내인성 인플레이션으로 전환되었다.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은 충분하지만 인상 시기가 늦은 느낌이 있고,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예상을 명백하게 초과했음이 실제로 증명되었다. 따라서 전문 투자자의 관점에서 보면, 미국은 사실 2023년 하반기부터 'Made in China' 제품에 대한 수입 정책에서 이미 '보고도 못 본 척'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 내 공산품 가격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게 되어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압력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 수입인플레이션(Imported Inflation): 해외의 인플레이션이 원인이 되어 국내에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
미국 경제의 구조적 전망을 보면, '특별히 강경한 대중 경제 정책'에 자신감이 부족함을 알 수 있다. 우선, 반도체 분야에서의 치열한 게임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의도적으로 압박하는 것이 결국 미국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AI, 친환경과 같은 첨단 기술의 최전선에서의 정상적 교류를 유지해야만 월가의 벤처 투자와 실리콘벨리의 혁신적 성과가 미국의 이익으로 전환 및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쟁을 통해 전 세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높이고, 글로벌 자본 흐름을 역류시키며, 지역 경제 위기를 시스템적으로 유발하는 미국 정부의 방식은 효율성이 크게 떨어졌다. 미국 정부의 부채 리스크와 인플레이션은 미국 경제가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우크라이나-러시아 분쟁에서 미국의 '장사'는 우크라이나와 유럽 전체의 이익을 희생하여 처음에는 이윤을 남겼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밑지는 사업이 되었다.
요즘 많은 경제 매체를 통해 빈번하게 보도된 소위 '달러 사이클이 아시아 통화에 충격을 준다'라는 것은 달러 강세가 글로벌 화폐 시스템에 훼방을 놓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과 일본의 자본 유출이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와 서민들의 삶의 질 저하로 이어져 국제적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경제는 아시아 국가의 통화, 특히 동남아 국가 통화의 펀더멘털을 대표할 수는 없다.
눈썰미가 있는 독자는 이미 눈치챘겠지만, 한국과 일본에 통화 가치 하락, 생활 수준 하락, 달러 금리 인상 등의 요인보다 중요한 것은 對中 수출 감소로 인해 무역 흑자가 감소하고 심지어 對中 무역 적자 현상까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모두 순수한 경제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이 주동적이든 피동적이든 미국을 따라 對中 첨단 기술 제품 수출, 對中 투자 등을 제한하면서 중국의 경제 전환과 업그레이드에 힘입어 초과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어 일어난 일이다.
이에 반해, 동남아 국가들의 통화가 지난 1년여 동안 아르헨티나, 이집트, 터키처럼 달러 대비 환율이 급락하지 않은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동남아 국가들은 부동산 거품, 달러 사이클과 국제 자본 흐름에 대해 전반적으로 신중한 거시 정책을 채택한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중국의 '일대일로' 공동 건설에 따른 지역 경제 협력의 강화이다. 인도네시아의 새로운 고속철도, 태국의 급속한 전기차 산업 전환, 라오스의 전례 없는 물류 효율성 등은 모두 해당 국가의 통화 가치에 대한 중요한 보증이며 중국 경제 전환 및 업그레이드를 위한 귀중한 외부적 기회이기도 하다.
-무역협회 상하이지부
-저자: 許維鴻, 중증초동(中證焦桐)펀드 총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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