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논평(论评) 전문 번역]
(环球时报(2024. 9. 5.)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중국산 전기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려는 계획을 추진하는 가운데,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정면 돌파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체리(Chery) 자동차가 영국에 공장을 세우기 위해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 유럽 언론들의 관심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EU 집행위원회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보호무역주의 조치를 취하며, 최고 36.3%에 달하는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해 중국과 유럽 간의 무역 관계에 긴장을 일으켰다. 유럽 언론의 분석에 따르면, 유럽연합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현재 유럽의 전통 자동차 제조업이 쇠퇴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및 공급망 위기로 인해 EU의 자동차 제조업 경쟁력이 떨어졌으며, 특히 신에너지 자동차 및 배터리 제조 분야에서 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둘째, EU의 일부 정책 결정이 미국의 정치적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은 유럽이 미국과 협력해 중국에 대한 제재를 가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비야디(BYD), 체리(Chery), 지리(Geely), 장성(Great Wall Motor) 등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EU의 보호무역주의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이들 기업은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으며, 그중 체리의 영국 진출은 매우 효과적인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체리가 영국을 선택한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더 이상 유럽연합의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높은 관세를 부과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둘째, 영국 노동당 정부는 기후 변화 대응, 에너지 절감, 자동차 산업의 전환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이 분야에서 중국과 영국 간 협력 가능성이 크다. 셋째, 현재 영국 정부는 200억 파운드(한화 약 33조 5천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재정 적자에 직면해 있으며, 중국 투자 유치, 세수 확대 및 일자리 창출은 영국에 매우 유리한 상황이다.
체리의 입장에서 보면, 영국은 유럽의 인구 대국이자 경제 강국이며, 영국 승용차 시장의 수요는 약 200만 대에 이른다. 영국에 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의 관세 장벽을 피하고 유럽 대륙으로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체리는 영국 시장 공략을 위해 우선 전통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높은 수요를 타겟팅하고 있다. 자사의 가장 경쟁력 있는 브랜드의 영국 도입을 통해 소비자의 인정을 받아서 영국 내 시장을 확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후 영국에 60개의 체리 자동차 판매센터를 설립하고, 현지 유통업체와 협력해 가솔린 모델, 하이브리드 모델, 전기차 모델을 주력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최종 목표는 2030년까지 영국에 공장을 설립해 폴란드, 이탈리아 등 유럽의 주요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려는 시점에서, 체리와 비야디를 비롯한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영국, 러시아, 멕시코 등지로 진출해 EU의 보호무역주의 조치를 피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매우 현명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체리가 영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EU에 어떤 시사점을 줄 수 있는가?
영국 정부는 EU와 달리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오히려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투자를 환영하고 있다. 이는 미·유럽 간 반세계화 흐름이 확산되는 동안에도 영국 정부는 중국과 영국의 협력의 이점이 경쟁과 대립을 훨씬 능가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올해 6월에 열린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극우 유럽 포퓰리즘 정당들이 대거 승리 거뒀다. 이들은 자국 이익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며 기후 변화와 녹색 전환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고, 배타적이고 보수적인 정책을 추구하며 정치적으로 내부 분열을 심화시키고 있다.
유럽 정치 지형이 명확히 우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유럽연합 국가들은 중국에 대한 정책에 있어 변동성을 보이며 경제 문제를 정치화해 중국과 유럽 간 무역 관계에 긴장을 초래하고 있다. 반면, 영국 정부는 미국을 적극적으로 따르던 과거와는 달리 미국과 유럽연합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고, 중국과의 관계에서 자율적이고 실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매우 드문 일로서, 일부 영국의 MG 자동차(Morris Garage)와 같은 몇몇 자동차 브랜드는 중국에서 제조된 후 다시 영국으로 역수출되고 있다. 이러한 영국 정부의 개방적이고 자율적인 태도는 신뢰를 준다.
반면, 현 EU 집행위원회는 중국과 유럽 간 경제 무역 문제를 다룸에 있어 전략적 자율성과 정치적 실용성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양국 간 경제 협력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기후 변화 대응과 유럽의 녹색 전환 추진은 중국과 유럽 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상호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주요 과제였다. 하지만 현재 EU의 일부 결정권자들은 미국의 정책에 편승하여 중국과 미국의 갈등 속에서 한쪽을 선택하고 있다. 이는 유럽의 경제 및 사회 발전에 다양한 위기와 문제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중국과 유럽 간 협력에도 여러 장애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EU는 기후 변화에 대한 야망과 유럽의 녹색 전환을 추진할 신념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은 혁신 역량과 신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과 EU가 서로의 장점을 결합할 수 있다면, 양국 간 경제 무역 협력과 기술 혁신은 새로운 차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EU의 정치 엘리트들이 중국과 영국의 관계에서 유익한 시사점을 얻길 바라며, EU의 중국에 대한 정책이 이념적 편견과 마찰에서 실용적 협력과 상호 이익으로 전환되길 기대한다.
-무역협회 상하이지부
-저자: 赵俊杰, 중국 사회과학원 유럽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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