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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칼럼] 백차(白茶)로 이겨내는 무더위

[2023-07-22, 06:32:21] 상하이저널
상하이의 여름은 17번째 맞이해도 낯설다. 찜질방 안에 있는 듯한 무더위를 슬기롭게 이겨내기 위해서는 마시는 것 하나라도 잘 선택해야 한다. 이럴 때 차를 즐기는 중국인들은 몸의 잡열을 내려준다고 알려진 백차를 찾는다. 2012년과 2022년을 비교하면 중국의 6대 차류의 총생산량은 179만톤에서 318만톤으로 약 1.8배 증가한 데 반해 백차는 만 톤에서 9만톤 이상으로 9배 넘게 늘어났다. 중국인들에게 백차가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는 얘기다.

백차는 6대 차류 중 생산공정이 가장 간단하다. 열을 가해서 효소를 실활시키는 살청(杀青) 공정도 없고, 세포를 부수어 잘 우러나게 하는 유념(揉捻) 공정도 없다. 시들리기 공정인 위조(萎凋)와 건조만 하면 된다. 그래서 백차는 맛이 부드러우면서도 강하지 않고 은은한 향을 가진다. 또 아미노산 함량이 높아 감칠맛이 강하고 달짝지근한 뒷맛이 일품이다. 

복정대백차의 시조 나무인 녹설아
백호은침을 일광위조하는 모습 

백차의 등급은 크게 3가지로 나눈다. 이른 봄의 싹으로만 만든 백호은침(白毫银针), 일아일엽(一芽一叶)에서 일아이엽으로 만든 백모단(白牡丹), 일아삼엽 이상으로 만든 수미(寿眉)로 부른다. 백호은침은 맛과 향이 정교하고 우릴 때 예쁜 싹 모양도 즐길 수 있다. 당연히 가격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실속파라면 백모단을 고려하면 좋다. 그 중에서도 백호은침의 특성을 많이 가지면서도 맛은 더 풍부한 모단왕(牡丹王) 등급을 강력 추천한다. 수미는 정교한 맛은 떨어지지만 맛도 가격도 참으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차이다. 생산 시기가 5월에서 11월까지로 긴데, 그 중 봄에 수확한 춘수미를 구매하는 게 낫다.

백차의 등급. 백호은침(왼쪽), 백모단(중앙) 수미(오른쪽)

 

운남의 백차(왼쪽)과 복정 지역의백차(오른쪽) 비교

이른 봄의 차밭에서는 새싹들의 푸르름이 물결친다.

최근에는 황야(荒野) 백차라 하여 인공적인 돌봄이 적은 상태에서 뿌리를 깊게 내려 생존경쟁에서 잘 살아남은 차나무의 싹과 잎으로 만든 백차가 인기를 끌기도 한다. 일반 백차에 비해 가격이 높으니 비교해서 마셔보고 판단하면 된다.

생산 당해 년도에 마시면 풋내가 나기에 대부분의 경우 2년 이상 숙성시켜 먹기를 권한다. 일년차 삼년약 칠년보(一年茶 三年药 七年宝)라는 표현이 백차에는 자주 등장하는데, 백차의 약효를 강조하기 위해 쓰이는 말이지만 숙성해서 마시면 맛과 향 측면에서도 보배처럼 될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된다.

백차는 푸졘성(福建省)의 푸딩시(福鼎市)가 중심산지이다. 그 주변의 정허현(政和县) 등에서도 생산이 되는데, 품종이 다르고 재배 환경이 다르므로 맛과 향이 꽤 다르다. 운남성에서 생산되는 백차를 좋아하는 사람도 꽤 있다. 월광백(月光白)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리는데, 백호은침처럼 만든 싹은 크고 길쭉하면서도 비단 같은 털이 덮여 있는 모습이 특이하다. 과일을 연상시키는 즐거운 향 또한 매력적이다.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태모산의 멋진 풍경

더운 여름에도 백차는 따뜻하게 마시길 권하지만 냉침을 해서 마시면 그 특유의 맛을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생수병에 차를 적당량 넣고 냉장고에서 밤새 우린 후 다음날 즐기면 된다. 하지만 미생물 번식의 우려가 있으니 빨리 소비해야 한다.

백차의 달콤함과 향으로 여름 더위를 슬기롭게 이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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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쟁이 진제형은 25년 넘는 차 연구원 경험을 바탕으로 <茶쟁이 진제형의 중국차 공부>라는 책을 출간하고, 아내인 으라茶茶 이선혜와 함께 차 관련 동호회 운영 및 차 강좌를 통해 차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master2@shanghaibang.com    [진제형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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