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아름답게 건강하게”
70세에 시작된 첫사랑, 한국영화 <장수상회>가 주목 받고 있다. 지난 18일 개막한 상하이국제영화제에 경쟁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꽃보다 아름다운 이들의 가슴 따뜻한 러브스토리를 다룬 영화다.
또 스웨덴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지난해 전세계 출판계를 강타했다. 양로원에서 100살 생일 파티를 앞둔 주인공이 창문을 넘어 화단으로 뛰어내리면서 시작되는 소설이다. 그는 ‘이제 그만 죽어야지’라고 되뇌는 대신 덤으로 남은 인생을 즐기기로 한 것.
100세 시대다. 노인들은 더 이상 보호 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다. 정부는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얘기하고, 문화계 역시 그들의 사랑과 인생을 다룬다. 노년기 자기계발을 고민하고, 오랜 연륜에서의 경험을 배우며, 함께 공동체로 살아가는 시대인 것이다.
올해 창립 7년째를 맞는 상해대한노인회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전임수 신임회장(74)의 임명으로 보다 젊어졌다. 지난 4월에 취임한 전임수 회장은 “상하이 생활 10년이 지났지만 그간 교민사회 속에서 지내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맡게 된 자리다. 막상 들어와서 보니 재정적으로 아주 빈약한 상태였다. ‘자체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회장에 취임하면서 3가지 공약을 세웠다.
자체 수익사업 시작, 들기름 판매
첫째는 자금조달을 통한 노인회 자체 수익사업을 펼치는 것이다. 노인회 기본재정은 회원들이 매달 100위안씩 내는 회비다. 그러나 현재 회원 수는 20명에 불과하다. 내부적인 원인 등으로 회원들이 감소했다. 매달 사무실 임대료, 관리비 등 지출을 감안하면 어려운 재정상태다. 여기에 기업과 단체의 후원을 받고 있지만 교민사회 경기악화로 이 또한 매년 줄고 있다고 한다.
전임수 회장은 “빈약한 재정을 주위에 손을 벌리는 것으로 채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래서 논의 끝에 자체 수익사업을 제안했고,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다.
첫 수익사업은 들기름 판매다. 동북에서 들깨를 공수해 상하이 업체에서 직접 짜낸다고 한다. 지금까지 100근씩 총 두차례 진행했고 주위 반응도 아주 좋다고 한다. 비록 큰 수익은 아니지만 노인회 스스로 자체 수익을 낸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노인회의 수익사업을 제안한 전 회장은 홍커우구 둬룬루에서 지난해까지 약 10여년간 식당을 운영해왔다. 부산 출신으로 10여년전 부산 동래구와 상하이 홍커우구가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자녀들과 함께 60대 후반에 상하이에서 식당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노인회 수익사업 아이디어는 식당경영에서 얻은 경험이 밑바탕이 된 것이다.
그는 당시 양 구(区)간의 자매결연을 계기로 상하이 생활을 시작해 오랫동안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고문을 맡아왔다. 교민사회에 가까이 들어온 것은 식당을 그만 둔 지난해부터다. 상하이에서의 또 다른 시작인 셈이다.
건강이 최고, 실버태권도 진행
두번째는 회원들의 건강을 생각하자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건강이 최우선”이라고 말하는 전 회장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버태권도를 실시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7~8명의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실버태권도’ 역시 전 회장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해병대 출신인 그는 태권도 유단자다.
“중국 태극권은 노인들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인 것에 반해 태권도는 과격한 운동으로만 여겨져 나이 들면 할 수 없는 운동이라는 생각을 깨고 싶었다”라며 “이름도 실버태권도라고 짓고 보다 친근감 있는 운동으로 인식을 바꿔가고자 한다. 노인들도 호흡조절 등 가볍게 할 수 있는 즐거운 운동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스트레스 날리기, 좌담회 정례화
세번째는 즐거운 노인회, 편안한 노인회로 거듭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매주 금요일 회원들간 좌담회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자식들을 따라 온 해외 생활이다 보니 노인들의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것들을 풀 수 있는 노인회가 되고자 한다는 것. 수익사업에 대한 논의, 기타 다양한 프로그램들에 대한 논의도 이 좌담회를 통해 의견을 교류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에 진행해온 노인회의 프로그램들로는 매주 2회 1시간씩 중국어 회화 및 중국어 노래 강습, 또 매주 수요일 한방 강의가 있다. 이 외에도 풍물패가 있어 사물놀이를 배우고 행사가 있을 때 길놀이 등에 참여할 수 있다.
또 노인회에서는 또 교민사회를 위한 활동도 펼친다. 5월과 10월에는 매주 토요일 아침 홍췐루 일대 휴지 줍기 등을 하며 조기청소를 하고 있다. 전 회장은 “중국에서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현지 주민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솔선수범하기 위해 나섰다”라며 꾸준히 봉사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상해대한노인회
闵行区吴中路1339号本家5楼509室
021)3431-3797
•한국 노인의 날 10월 2일
•중국 노인절 9월 9일
•연변 노인절 8월 15일
고수미 기자
플러스광고
전체의견 수 0
Today 핫이슈
가장 많이 본 뉴스